응급환자 갈 병원 AI가 찾는다…'한국형 의료 AI' 개발 지원

박정렬 기자
2026.07.22 14:40

보복지부 22일 AI 기본의료 전략 발표

서울의 한 응급의료센터 모습./사진=박정렬 기자

임상 현장에 의료 인공지능(AI) 도입이 확대된다. 일손이 부족한 지역 보건소·의료원의 진료·행정을 보조하고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응급환자 병원 선정도 AI가 '해결사'로 나선다. 파편화된 국내 의료 데이터를 한데 모아 한국인에 맞는 '한국형 의료 AI'도 정부 주도로 개발된다. 현장 확산을 위해 기관 단위의 'AI 수가' 체계도 도입한다.

보건복지부는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AI 기본의료 전략'을 발표하고 AI를 통해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과 지역·필수·공공의료 공백, 의료비 팽창 등 의료 현안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AI 기본의료 전략’ 핵심 과제./사진=보건복지부
동네병원, 보건소 AI 도입 지원

먼저 일손이 부족한 전국 보건소‧보건지소 등에는 내년부터 영상판독과 같은 진료 보조 AI와 만성질환 관리에 활용하는 건강관리 AI 솔루션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의료 취약지의 필수 진료과(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 의원에도 '일차의료 AX 바우처'를 제공해 지역 주민에게 의료 AI를 통한 진단·치료 기회를 확대한다.

오는 9월 예고된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에도 AI를 활용해 환자 문진 결과 자동 요약,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도서벽지와 같이 의료진이 부족한 지역은 재택 방문간호사가 AI로 멀리 떨어진 의사와 비대면 협진을 할 수 있게 지원할 방침이다.

응급환자 '골든타임'도 사수

구급차가 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지 못하는 '응급실 뺑뺑이'(미수용) 문제도 AI로 해결한다. 구급대원의 음성이나 심전도 등의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중증도를 평가하고, 적정 병원을 추천하는 '응급 통합 AI 플랫폼'(가칭)의 실증‧확산을 추진한다. 2028년에는 복지부 R&D 사업을 통해 구급일지·간호 초기 평가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응급환자를 모니터링하고 병원 자원의 효율적 배정을 돕는 '응급실 특화 임상 의사결정 지원시스템'의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응급 AI 통합 플랫폼’(가칭) 환자 이송단계별 도식도./사진=보건복지부

이 밖에도 AI 분석의 '재료'가 되는 데이터 수집을 위해 119 구급상황 센터·중앙응급의료센터·응급의료기관 간 실시간 정보교류 체계를 구축하고, 실시간 이송 정보와 병원별 배후 진료역량을 평가·분석해 전국 어디든 적정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응급의료 정보망'도 고도화하기로 했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긴급환자 우선 수용 후 전원을 골자로 하는 응급환자 이송체계 개편과 AI 플랫폼이 연결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어느 때 병원에 갔고, 무슨 병을 진단받아 어떤 약을 처방받는지 등 진료 이력을 한 번에 확인하는 '나의 건강기록' 앱도 AI를 통해 고도화한다. 의료영상과 같은 진료 정보 전송에 활용하는 한편, 방대한 진료기록을 단시간에 분석·요약하고 진료의뢰서 초안을 작성하는데도 AI를 적용할 예정이다. 일반인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방전과 진료기록을 요약하고 채팅으로 건강상담까지 해주는 '국민 AI 건강비서'도 도입할 예정이다.

공공병원 'AI 대전환' 시동

지역 의료원을 비롯한 권역·지역 책임의료기관은 2029년까지 '공공의료 AI 고속도로'(가칭)로 연결된다. 영상판독, 의무기록 생성, 환자 의뢰서 요약 등 다양한 의료 AI를 탑재한 중앙 플랫폼으로, 내년까지 1차로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노후한 지역 공공병원의 전산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의 최신 시스템으로 교체한다. 아울러 지방의료원 내 임상데이터를 표준화해 최적의 AI 활용 환경을 구현할 예정이다.

공공의료 AI 고속도로 구축 계획./사진=보건복지부

정부는 이 외에도 AI를 기반으로 진료, 간호, 수술, 원무 등 병원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지능형 병원정보시스템'(가칭)도 하기기로 했다. 특히, 국립대병원의 공동 사용을 위해 설계 단계부터 핵심 모듈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의료 현장에 AX(인공지능 전환) 선도모델을 만들기 위한 권역별 'AI 특화병원' 시범사업도 개시한다. 이를 통해 진단·관리·예후예측, 의뢰·회송·전원 문서 자동 생성, 병실 모니터링과 회진·간호 차트 등 업무 효율화까지 총망라한 AI 병원의 모델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한국인 맞춤형 의료 AI 구축

의료 AI 확대 기조는 데이터 수집·통합 체계 구축을 통해 지속해서 이어간다. 한국보건의료정보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주요 공공기관이 협업해 '원스톱 데이터 컨설팅'에 나서고, 기관별 데이터를 집대성한 '보건의료데이터 지도'(가칭)와 '국가 보건의료 데이터 허브'를 구축한다.

이런 데이터 활용 체계를 기반으로 국내 임상 데이터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기초한 '한국형 의료 AI'도 개발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의료 AI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연구진이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겠다"며 "가명 데이터에 대해 규제 합리화를 추진하면서도 상업적 오남용과 데이터 유출·재식별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함께 마련할 것"이라 말했다.

지속 가능한 의료 AI 활용을 위해 보상 체계도 정비한다. 현재 의료 AI 사용 시 각각에 행위별 수가제를 적용하는 것에 더해 기관별 보상체계도 만들 계획이다. 의료 AI에 대한 관리와 환자 진료 시 유기적인 활용 등을 폭넓게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수가 체계 연구에 착수했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 시범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사진=뉴스1

정부는 오는 10월 제5차 세계 바이오 서밋에서 'AI 헬스케어 서울선언문'(가칭)을 발표해 'AI 기본 의료 모델' 기반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에 나선다. 국내 의료 AI 기업·병원의 해외 진출을 위한 전 주기 지원 체계도 마련한다. AI 융합 전문 인력 유치·양성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안전하고 윤리적인 의료 AI 사용을 위한 '의료 AI 윤리 지침'(가이드라인)과 '보건의료 보안 가이드라인'(가칭)도 제정하기로 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AI는 지역·필수·공공의료의 공백을 메우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도구"라며 "지역·필수·공공의료의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함께 AI 기본의료 전략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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