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촬영 1분 안에 심혈관 위험 진단"…AI의료기기 신속 도입한다

박미주 기자
2026.08.04 15:14

세브란스병원서 눈 검사에 AI 도입한 심혈관 위험 측정 시연…환자에 적용돼, 월 최대 500건 이상 촬영
복지부·보산진,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 사업협약 체결
제이엘케이·루닛·메디웨일 등 6개 컨소시엄 지원…2년간 컨소시엄당 19억원 지원

4일 세브란스병원 당뇨병센터에서 김혜경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오른쪽)와 환자 등이 안저촬영을 준비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망막촬영 기반 심혈관 위험 측정 AI '닥터눈', 세브란스병원 등서 활용돼…합병증 사전 예방 등에 도움

"눈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1분간의 촬영으로 눈 질환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측정해 당뇨 환자 합병증 관리 등을 사전에 할 수 있습니다. 이 검사의 정확도는 심장 CT(컴퓨터단층촬영)와 동일합니다."

김혜경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4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내 당뇨병센터에서 안저검사를 시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촬영하고 약 10분 후 환자의 눈과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바로 측정돼 나왔다. 병원 내 강의실로 자리를 옮긴 김 교수는 환자 측정 결과를 보여줬다. 이날 안저검사에 응한 51세 남성은 '닥터눈 심혈관위험점수' 41점, 관상동맥석회화지수 100점 이상으로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으로 판정됐다. 망막질환도 '의심'으로 분류돼 추가 진료가 요구됐다.

김 교수는 "세브란스병원은 2024년부터 망막촬영 기반 질병 예측 인공지능(AI) 의료기기 '닥터눈'을 사용하고 있다"며 "AI는 미세한 혈관 변화까지 보기 때문에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망막병증, 심혈관 위험을 확인할 수 있어 환자들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질환과 합병증이 나타나기 전에 약제 등으로 적절히 관리하면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경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4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한 환자의 망막촬영 AI 검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당뇨병 환자의 경우 망막 질환,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기존에는 경동맥초음파, 안저검사, 다리혈관촬영 등을 시행했는데, AI 망막촬영 하나만으로 간단히 질환 위험을 측정할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경동맥초음파에만 10~15분 소요되는데 AI 안저검사(닥터눈)는 1분이면 되고 정확도도 더 높다"고 말했다. 이어 "세브란스병원에서 AI 안저검사 비용은 비급여로 11만원인데 15만원 안팎인 심장 CT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절차도 간단해 유용하다"고 말했다. 심혈관 위험 점수 등을 직접 확인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닥터눈을 개발한 곳은 메디웨일이고, 판매원은 동아에스티다. 최태근 메디웨일 대표는 "그동안 정부 지원을 받아 제품을 개발했고, 이번에도 추가 지원을 받아 실제 사용 증거를 강화시키고 실사용 데이터를 쌓아 급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미 국내에서 대학병원과 검진센터, 내과의원, 안과의원 등 200여개의 의료기관에서 닥터눈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도 진출할 예정으로, 미국 다인종 임상 시험 데이터를 제출해 FDA(식품의약국)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4일 연세대학교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 유일한홀에서 개최한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서명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복지부,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 착수…메디웨일 등 6개사 컨소시엄에 2년간 19억원 내외 지원

정부는 메디웨일을 비롯한 6개 AI 의료기기 기업 컨소시엄의 지원에 나섰다. AI 기반 디지털 의료기기의 현장 적용과 조기 상용화를 통해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2년간 컨소시엄당 19억원 내외를 지원한다.

이날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연세대학교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 유일한홀에서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 협약식을 체결하고 사업 착수 보고회를 개최했다. 정부는 이들 회사의 실사용 데이터 축적, 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6개 컨소시엄이다. △메디웨일 컨소시엄 △제이엘케이 컨소시엄 △루닛 컨소시엄 △시너지에이아이 컨소시엄 △프리베노틱스 컨소시엄 △휴런 컨소시엄이다. 세브란스병원, 한양대구리병원 등이 포함된 메디웨일 컨소시엄은 안저 영상 기반 심혈관 위험 평가 AI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해 만성질환자와 수술 전 환자의 심혈관 위험 평가 수가 등재를 달성할 계획이다.

시너지에이아이 컨소시엄은 생체신호 분석 AI를 적용해 부정맥 위험 예측 유효성을 검증한다. 제이엘케이 컨소시엄은 뇌관류·뇌경색 분석 AI를 도입해 급성 뇌졸중 환자의 예후 개선 효과와 경제성을 입증한다. 루닛 컨소시엄은 흉부 엑스레이(X-ray)와 유방암 진단보조 AI를 적용해 25만건의 실사용 데이터를 축적하고 보험 수가체계 진입을 추진한다.

프리베노틱스 컨소시엄은 위내시경 실시간 AI 분석 솔루션을 도입해 위암 전구병변 진단 정확도와 불필요한 조직검사를 줄이는 효과를 입증한다. 휴런 컨소시엄은 자기공명영상(MRI) 기반 파킨슨병 진단 보조 AI를 활용해 불필요한 양전자 단층 촬영(PET) 검사 부담을 줄이고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임상 검증을 추진한다.

성창현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이번 사업은 AI 디지털 의료기기가 실제 진료실에서 국민 건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우수 AI 의료기기가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영훈 보건산업진흥원 기획이사는 "정부, 개발기업, 의료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실질적인 임상 성과와 산업적 결실을 동시에 창출해야 한다"며 "진흥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장 밀착 관리와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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