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치열해진 '항-VEGF' 시장…큐라클·인제니아 이중항체 틈 파고들까

김선아 기자
2026.08.05 07:13

아일리아HD·바비스모·바이오시밀러 항-VEGF 시장 경쟁 심화
글로벌 기술이전한 큐라클·인제니아 이중항체 개 성과 관심

안과용 항-VEGF 치료제 시장, 2024년 안과용 항-VEGF 치료제 시장 점유율/그래픽=이지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침투뿐 아니라 '아일리아HD'의 판매 호조 등으로 황반변성의 표준 치료인 항-VEGF(혈관내피성장인자) 치료제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소수의 오리지널 의약품과 비교했을 때 확실한 차별성을 가진 차세대 VEGF 신약 개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큐라클, 인제니아테라퓨틱스 등이 글로벌 기술이전한 물질의 임상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리제네론의 아일리아HD(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올 상반기 글로벌 매출은 9억6260만달러(약 1조3758억원)으로, 아일리아의 매출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같은 기간 아일리아의 매출은 7억1240만달러(약 1조186억원)다. 아일리아 HD는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아일리아의 특허 만료에 대비해 리제네론이 내놓은 고용량 아일리아 제품이다.

아일리아HD는 지난 4월 투여 간격을 최대 20주까지 늘리는 것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도 획득했다. 경쟁약물인 로슈의 이중항체 '바비스모'가 내세웠던 투약 주기 16주를 넘어선 셈이다. 정희령 교보증권 연구원은 "아일리아 패밀리와 바비스모의 점유율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바비스모가 기존 레퍼런스를 쌓아왔던 아일리아를 완벽하게 대체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바이오콘은 3일(현지시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예사필리를 미국에서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 애플리버셉트 시장에는 암젠의 '파블루'를 비롯해 2개의 바이오시밀러가 진입하게 됐다. 예사필리는 도매가(WAC) 기준으로 오리지널 대비 약 30% 할인돼 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웃룩 테라퓨틱스의 아바스틴 바이오베터인 안과용 베바시주맙 '리테나바'도 4수 끝에 최근 FDA의 승인을 획득했다.

이처럼 항-VEGF 안과 치료제 시장은 주요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침투뿐 아니라 원개발사의 적극적인 방어로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다. 글로벌 빅파마를 포함해 여러 회사가 차세대 항-VEGF 신약을 개발 중이지만 임상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투여 주기 확대를 통한 편의성 증대뿐 아니라 치료 효과 측면에서도 차별화되는 이점을 입증하는 게 과제다.

국내 업계에선 큐라클과 인제니아테라퓨틱스 대표적이다. 양사는 이미 VEGF와 Tie2를 표적하는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해 각각 미국 메멘토 메디신과 미국 머크(MSD)에 글로벌 기술이전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기전의 이중항체는 VEGF 단일항체처럼 새로운 혈관 생성을 막는 것은 물론 기존 혈관 자체를 튼튼하게 만들어 보다 근본적인 치료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발이 앞서 있는 건 MSD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인제니아의 'IGT-427'(MK-8748)다. 현재 IGT-427은 MSD의 핵심 안과 에셋(자산)으로 편입돼 임상 규모와 적응증이 확대되고 있다. 인제니아는 IGT-427이 최대 7개의 안구질환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파트너사와 합의한 바 있다. 임상이 순항하는 데 따라 인제니아는 연내 추가 마일스톤 수령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큐라클이 맵틱스와 공동개발해 기술이전한 'MT-103'도 내년 임상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트너사인 메멘토 메디신은 뉴코(NewCo) 모델 바이오텍인 만큼 빠르게 임상을 진행해 성과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헬스케어 전문 투자사인 RA 캐피탈과 사노피벤처스 등이 메멘토 메디신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전임상 단계의 MT-103에 대한 검증이 높은 강도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망막질환 시장은 최근에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대사질환 못지 않게 큰 시장인 데다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개발이 어려운 만큼 시장 규모에 비해 출시된 오리지널 의약품이 적어 개발에 성공하기만 하면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여러 회사가 진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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