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지속해서 증가세를 보인다. 특히 아이들을 중심으로 A형 독감 유행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방역 당국도 대책 논의를 예고한 상태다.
4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표본감시 통계에 따르면 올해 35주(8월23~29일) 기준 인플루엔자 등 바이러스성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 수는 1031명으로 전주(822명) 대비 200명 넘게 증가했다. 전년 동기간(928명)과 비교해도 더 많은 수다. 폐렴균 등 세균성 급성 호흡기 감염증 입원 환자 수는 36명으로 전주(28명)보다 늘었다.
의원급 의료기관 인플루엔자 의사환자(ILI·감염 의심 환자) 분율은 외래 환자 1000명당 13.3명, 바이러스 검출률은 12.3%로 최근 4주간 꾸준히 증가했다. 주로 검출되는 바이러스는 A형(H1N1)이다.
연령대별 의사환자 분율은 7~12세 36.5명, 1~6세 22.6명 등 순으로 높아, 초등학생과 유·소아 연령층에서 발생이 높게 나타났다. 이민정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는 기자와 통화에서 "최근 발열로 진료받으러 온 아이 중 A형 인플루엔자가 확인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일반적 유행보다 더 이른 시기인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며 "고열이 2~3일 이상 지속된다면 인플루엔자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평소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또래보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의 경우 심근염·뇌염 등 독감 합병증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근염이 발생하면 심장 박동 수가 급증해 (호흡 곤란 등) 아이 상태가 갑자기 나빠질 수 있다"며 "뇌염의 경우 경련을 일으키거나 의식이 흐릿해지는 등 위중한 증상도 있지만 두통·구역질만 나타날 때도 있다. 아이가 유독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면 꼭 독감 뇌염도 의심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보통 겨울철과 봄철에 유행하던 독감은 최근 유행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인접국인 일본도 예년보다 이른 지난 8월 독감 전국 유행을 발표했다. 일본은 지난달 17~23일 전국 표본 감시 의료기관에서 보고된 독감 환자 수가 기관당 1.11명으로 전국 유행 단계 기준인 1명을 넘어선 바 있다.
코로나19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35주 기준 109명으로 32주(8월2~8일, 48명) 대비 60명 이상 늘었다. 바이러스 검출률은 11.7%로 최근 4주간 증가세다. 다만 질병청은 코로나19 환자 규모에 대해선 우려할 상황이 아니란 입장을 유지했다. 앞서 질병청은 올해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를 최대 223명으로 전망한 바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단기 예측 상황으로는 향후 4주간 코로나19 발생 증가가 예상되나, 내부에서 전망한 하절기 유행 장기 예측 범위(전년도 유행의 50% 이하) 안에 들어가는 상황"이라며 "기존 예측을 벗어나는 특이 상황은 없다. 신규 세부 변이 발생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예년 대비 호흡기 감염병 유행이 이르게 시작될 가능성에 대비해 오는 8일 관계부처와 대책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2026~2027절기가 시작된 이번 주(8월30일~9월5일) 감시 결과에 따라 이번 절기 유행 기준에 따른 유행주의보 발령 여부를 검토한다.
오는 21일 2회 접종 대상 어린이와 임신부를 시작으로 인플루엔자 국가 예방접종이 시작되는 가운데, 65세 이상에 대해선 10월12일부터 동일한 일정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도 시행된다. 질병청은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두 백신의 동시 접종을 권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