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키트루다' 노리는 이중항체 격전…K바이오, 삼중항체로 추격

김선아 기자
2026.09.06 17:13

'이보네시맙' 中 임상서 키트루다 대비 OS 개선…연내 발표 글로벌 3상 주목
빅파마 中 도입 PD-1xVEGF 이중항체 개발 속도…국내사는 삼중항체 승부수

PD-(L)1xVEGF 이중항체 글로벌 임상 개발 현황/그래픽=이지혜

중국 아케소의 '이보네시맙'을 필두로 한 PD-1xVEGF(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이중항체가 차세대 면역항암제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보네시맙이 키트루다와의 직접 비교 임상을 통해 입증한 우월성이 글로벌 임상에서 재현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된다. 글로벌 빅파마(대형제약사)들도 중국 에셋(자산)을 도입해 글로벌 임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내 상장사들은 삼중항체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아케소는 지난 3일 이보네시맙이 PD-L1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중국 임상 3상에서 키트루다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고 임상적으로 중요한 전체 생존율(OS)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또다른 적응증인 담도암의 병용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OS 향상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힌 지 약 일주일만이다.

이보네시맙은 PD-1과 VEGF를 동시에 표적하는 계열 내 최초(퍼스트 인 클래스) 이중항체다. 키트루다로 대표되는 PD-(L)1 표적 치료제의 면역관문 억제 기능과 항-VEGF 물질이 암세포의 영양분 공급로를 차단하는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2024년 5월 중국에서 처음으로 일부 폐암 적응증에 대해 승인됐다.

다만 중국 임상에서 보여준 키트루다 대비 우월성이 글로벌 임상에서도 재현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연내 공개가 예상되는 글로벌 병용 임상 3상(하모니-3) 결과에 쏠려 있다. 지난 5월 발표된 해당 임상의 중간 분석에서 이보네시맙은 무진행생존기간(PFS)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바 있다.

이보네시맙의 글로벌 임상 결과는 경쟁사들이 개발 중인 같은 계열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의 가치 평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화이자, 머크(MSD),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등 글로벌 빅파마들은 PD-(L)1xVEGF 이중항체를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건 이들이 확보한 물질의 원개발사가 대부분 중국 바이오텍이란 점이다.

비교적 뒤늦게 뛰어든 애브비도 올해 초 중국 레메젠으로부터 도입한 'ABBV-1480'의 임상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상시험 정보공개 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이달 중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대한 임상 3상이 개시될 예정이다. 또한 애브비는 오는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WCLC 2026)에서 ABBV-1480의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임상 1b상의 결과를 구두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상장 바이오 기업들은 후발주자로서 이중항체를 넘어 삼중항체 전략에 방점을 찍고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VEGFxTie2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인제니아테라퓨틱스(Reg.S)는 차별화된 삼중항체 'IGT-532'를 개발 중이다. PD-1xVEGF 이중항체에 Tie2 활성화 항체 기술을 더하면 암세포 깊숙이 항암제를 보낼 수 있을 것이란 가설을 세웠다. 내년 임상 개시를 목표로 한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PD-1xVEGF 이중항체에 IL-2 변이체(IL-2v)를 결합한 삼중특이 면역 사이토카인 'AR170'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발표한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이보네시맙 대비 높은 항종양 및 생존율이 확인됐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연내 암 환자 조직에서의 작용 기전 데이터를 보완하고,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PD-(L)1xVEGF 이중항체 개발에서 앞서나갔을 뿐 아니라 삼중항체도 활발하게 개발 중이라 삼중항체 파이프라인은 빠르게 임상에 진입하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 미국에서 중국 임상 데이터에 대한 신뢰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만큼 전임상 단계라도 경쟁력 있는 전임상 데이터를 확보했거나 FDA 임상 1상 IND 승인까지 마친 파이프라인이라면 조기 기술이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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