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인데 어때" 술자리 뒤 '쿵쾅'…심장에도 '월요병' 찾아온다

홍효진 기자
2026.09.24 17:34

갑자기 마신 술…부정맥 발생 위험
의심될 땐 '10초 자가 점검법' 확인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AI(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사진=챗GPT

#직장인 황은석씨(가명·40대)는 쉬는 날마다 폭음하는 게 습관이 됐다. 특히 명절 등 이틀 이상 이어진 연휴엔 가족이나 친구 모임이 잦고 반가움에 평소 주량의 두 배를 마시곤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폭음 직후 가슴이 유독 두근거리거나 답답해지는 등 이상 증상을 느끼면서 걱정이 커졌다. 황씨는 "휴일엔 다음 날 일정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단 생각에 술을 많이 마시게 된다"며 "이번 추석 연휴엔 조심해보려 노력하겠지만 술을 마시다 보면 자제력을 쉽게 잃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연휴를 마치고 출근하는 날, 유독 몸이 더 힘들게 느껴지는 상태를 흔히 '월요병'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연휴 이후 심장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를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 알코올 섭취가 급격히 늘면서 부정맥 위험이 높아졌단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의학계엔 '휴일 심장 증후군'(Holiday Heart Syndrome)이란 개념이 있다. 이는 심장 질환 없이 건강한 사람이 짧은 연휴 동안 평소보다 많은 알코올을 섭취한 뒤 부정맥이 발생하는 임상적 증후군으로, 1978년 미국 심장학회지에 처음 보고됐다.

폭음은 급성 부정맥을 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독일 뮌헨대 연구진이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의 참가자 3028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심전도와 음주량을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참가자의 30.5%가 심방세동 등 심장 부정맥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학술지 큐리어스(Cureu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하루 6잔 이상 술을 마실 경우 부정맥 발생 위험이 최대 2배까지 증가한단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우리나라도 폭음률이 높은 편이다. 질병관리청이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토대로 음주 관련 건강행태를 분석한 결과, 성인 10명 중 6명이 월 1회 이상 술을 마시고(57.1%), 3명은 폭음(33.7%), 1명은 고위험 음주(12.0%)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매달 술을 마시는 사람의 59%가 폭음을 하고, 이들 중 35.6%는 폭음을 잦은 빈도(주 2회 이상)로 고위험 음주에 해당했다.

부정맥 의심 자가점검법(맥박 짚는 법).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부정맥 등 심혈관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으로는 △가슴이 쿵쾅거리며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는 느낌 △명치끝이 꽉 막힌 듯 쥐어짜거나 짓누르는 흉부 압박감 △가슴에서 시작된 통증이 왼쪽 팔 및 턱·치아 쪽으로 뻗침 △호흡 곤란·식은땀·어지럼증 및 실신할 것처럼 기운이 빠지는 경우 등이 있다.

부정맥이 의심될 땐 10초 만에 확인할 수 있는 자가 점검법이 있다. 먼저 손바닥이 하늘을 보도록 뒤집은 뒤 손목을 살짝 아래로 구부린다. 이어 반대쪽 검지·중지·약지 세 손가락을 손목 바깥쪽 약간 들어간 부위에 대고 살짝 누르듯이 짚는다. 집중해서 10초간 맥박수를 센 뒤 6을 곱해 분당 맥박수를 계산한다.

맥박 간격이 불규칙하거나 안정 상태임에도 분당 맥박수가 정상 범위(60~100회)를 넘어 너무 빠르거나 느리다면 부정맥을 의심해야 한다. 김주원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스마트워치에 탑재된 심전도 기록 기능을 통해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박경민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가슴 두근거림은 단순한 증상일 수 있지만 폭음을 했다면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며 "증상이 10분 이상 지속된다면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명절 연휴 동안 급성 부정맥 증상 등 응급 상황이 발생한 경우, 보건복지부 응급의료포털 '이젠(E-Gen)'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응급의료정보제공'에서 근처 문 여는 병·의원 및 응급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 사용이 어렵다면 119(구급상황관리센터)나 129(보건복지콜센터)로 전화해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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