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료원이 인건비와 재료대금 등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체불과 의사 부족에 따른 진료 중단까지 발생하면서 시설 중심의 국비 지원을 보완하고 인건비·운영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중 20곳이 인건비와 재료대금, 상환 등 운영자금 용도로 1371억원의 대출을 받았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지방의료원이 기록한 순손실은 1678억원이었다.
김 의원은 "지방의료원은 취약계층의 진료를 담당하고 감염병이 확산되면 방어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최전선에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비와 지방자치단체 지원만으로는 운영자금을 충당하기 어려워 대출에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방의료원은 구조적으로 환자를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적자가 나는 것 같다"며 지방의료원의 역할과 운영 여건을 고려한 지원책을 요구했다.
재정난에 따른 임금체불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의원에 따르면 임금체불이 발생한 지방의료원은 2022년 1곳에서 2025년 7곳으로 늘었다. 체불 규모는 101억원 수준이다. 김 의원은 이 가운데 5개 의료원이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인력 부족으로 진료과 운영을 중단한 사례도 제시했다. 김 의원은 강원 속초의료원의 경우 신경과 등 8개 진료과에 의사가 없어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방의료원의 의사 이탈을 막고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국비 지원이 시설비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방의료원에 대한 국비 지원의 65%가 시설비로 들어가는 반면, 인건비를 감당해야 하는 지방재정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지방재정 규모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인건비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라며 "국가적 지원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지방의료원이 제대로 가동될 수 있는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방의료원의 의사들이 자꾸 떠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은 의사들을 모셔올 수 있는지 대책이 중요하다"며 지방국립대병원과는 별도로 지방의료원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인건비 등 운영비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정 장관은 "인건비를 확보해야 좋은 의사를 확보해서 병원이 돌아갈 수 있다"며 "적절한 인건비 등 운영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지방국립대병원의 재정 문제에 대해서도 획기적인 지원책을 요구했다. 그는 오전에 진행된 지방국립대병원 국정감사 내용을 보고받아 달라며 "계속 찔끔찔끔 지원해서 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의료원 지원 방식과 관련해 정 장관은 "지방의료원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의료원별 자구책과 지원계획을 세워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