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응급실 압수수색 파장…"의사들 사직·전문센터 지정 반납 논의"

홍효진 기자
2026.10.13 09:52
지난 12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 현장. /사진=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생중계 캡처

영아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의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실 압수수색을 두고 의료계 반발이 거세다. 특히 "진료 방해 없이 신속이 종료했다"는 경찰의 공식 입장에 의사들은 "기만적 해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13일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전날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와 관련 "경찰의 기만적 해명에 깊은 분노와 참담함을 표한다"며 "과잉·실적 수사를 합리화하려는 경찰의 변명은 필수 의료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을 모욕하고 소아 응급의료의 숨통을 끊어놓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전날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경기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실 압수수색이 부적절했단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진료 방해가 없었고 신속히 종료했다" "(전자의무기록·EMR)자료의 증거 위·변조 우려가 있었다"고 답했다. 지난달 30일 환아 진료가 이뤄지고 있던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경찰이 압수수색한 뒤 의료계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압수수색 절차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밤낮없이 응급실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이 환아를 해치고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진료 기록을 조작했을 것이란 전제하에서 수사를 진행하느냐"며 "이러한 불신과 모욕 속에선 그 어떤 의료진도 응급실을 지킬 수 없다"고 밝혔다.

학회는 진료 방해가 없었단 경찰의 주장도 반박했다. 학회에 따르면 압수수색 당시 현장 중증 구역에선 1시간 이상 경련이 지속된 생후 6개월 환아를 치료하기 위해 의료진이 항경련제를 반복 투약하고, 백밸브 마스크(수동식 인공호흡기)로 환기하며 기관 삽관까지 고려하던 초응급 상황이 진행 중이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경련을 멈추고 환아의 호흡을 겨우 유지시킨 직후 의료진이 아이 상태 안정화를 위한 필수 처방을 입력하고 기록을 정리하던 찰나에 경찰이 들이닥쳤다"며 "촌각을 다투는 중증 환아의 생사를 붙들고 사투를 벌이는 현장의 연속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밀고 들어온 경찰의 수색은 환자의 생명권을 위협하고 의료진의 손발을 묶은 중대한 진료 방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이 압수수색을 17분 만에 끝냈다고 둘러대지만 이는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며 "오전 소아응급센터 급습에 이어 오후엔 외래 진료실까지 장시간 수색했고 이후 또다시 소아응급센터로 향했다"고 말했다. EMR 위·변조 우려에 대해선 "현대 병원 EMR 시스템은 작성·수정·열람 내역이 초 단위 서버 로그로 영구 기록돼 사후 조작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 전문의들의 사직서 제출과 각 병원이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지정 반납'을 논의하는 파국이 이미 시작됐다"며 "과잉 압수수색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수사 준칙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