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노이는 지난 23일(현지시간)부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Congress 2026)에 참가해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VRN11'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VRN11은 보로노이가 개발하는 차세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다. 앞서 진행한 임상 1a상에서 항종양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전임상에서 '뇌혈관장벽 투과율'(BBB) 100%와 상대적으로 뛰어난 안전성을 확인한 보로노이의 대표 신약 파이프라인이다.
보로노이는 이 발표에서 VRN11이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에서 뇌 병변이 완전히 사라지는 사례를 다수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기존 EGFR 표적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군에서도 항종양 효과를 나타냈다.
보로노이는 이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뿐 아니라 선행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치료 임상을 여러 나라에서 진행하고 있다.
VRN11은 임상 1상에서 뇌전이를 동반한 'C797S' 음성환자 중 160밀리그램(mg) 이상을 투여받은 20명에서 두개 내 질병조절률 95%(19/20)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4명(20%)은 뇌 병변이 완전히 사라지는 두개 내 완전관해(intracranial CR)를 보였다. C797S는 EGFR 표적치료제의 주요 내성 기전 중 하나다.
뇌 병변이 악화하지 않고 투약한 기간을 나타내는 두개 내 무진행생존기간중앙값(iPFS)은 9.1개월이다. 6개월 및 12개월 두개 내 무진행생존율은 각각 79.8%와 49.9%로 집계됐다. 이 환자군의 85%는 3세대 EGFR 표적치료제 투약 뒤 등록한 환자다.
대표 사례로 공개한 71세 여성 환자는 이미 승인받은 폐암치료제 '타그리소'와 '렉라자'를 포함해 세 차례의 기존 치료를 받은 환자다. VRN11 투여 4주차에 뇌 병변이 완전히 사라졌다. 8주차엔 전신 부분관해가 확정됐다.
3세대 표적치료제인 타그리소의 경우 1~2세대 표적치료제 투여 뒤 뇌전이가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iPFS는 3.5개월이었다. 6개월 두개 내 무진행생존율은 31%, 완전관해 비율은 0%로 보고됐다. 뇌전이 환자에서 VRN11 치료 효과가 더 두드러졌단 의미다.
VRN11은 타그리소를 포함한 기존 EGFR 표적치료제 투약 뒤 추가 치료 옵션(수단)이 제한적인 환자군에서도 항종양 효과를 확인했다.
기존 치료 뒤 C797S 내성 변이가 확인된 환자 중 160mg 이상 투약한 환자 8명 가운데 7명에서 종양 감소가 나타났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1.0개월, 6개월 무진행생존율은 66.7%다.
주요 사례로 공개한 63세 남성 환자는 이전에 여섯 차례 치료를 받은 뒤 VRN11 투여 4주차에 폐와 림프절의 병변 4개 모두에서 종양감소를 확인했다.
C797S 변이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에서도 mPFS 7.3개월을 기록했다. 320mg 이상 투여받은 환자 17명의 6개월 무진행생존율은 52.5%다. 이 중 82.4%는 3세대 EGFR 표적치료제 치료 뒤 등록된 환자다.
전체 환자 82명 중 3등급 이상의 치료 관련 부작용은 2%다. 560mg까지 용량을 증량하는 과정에서 용량제한독성은 발생하지 않았다. 치료 관련 부작용으로 인한 투약 중단은 없었다.
특히 160mg 이상 투여받은 환자군에서 전체 투약일의 90%가 1등급 이하 부작용에 머물렀다. 이 중 45%는 치료 관련 부작용이 없었다. 투여 기간이 길어져도 3등급 이상의 부작용이 누적되는 양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주로 보고된 부작용은 설사와 가려움증, 발진 등 EGFR 표적 치료제에서 알려진 경증 피부·소화기 증상이다. 간질성 폐질환 등 폐 관련 특별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보로노이는 VRN11을 약물이 뇌까지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게 설계했다. 환자에서 측정한 결과, 뇌척수액에 약물이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Kp,uu,CSF'는 2.0로, 타그리소(0.22)보다 약 10배 높은 수치다. 이를 바탕으로 보로노이는 VRN11(320mg)의 타그리소 대비 표적억제력(Target Engagement)이 전신에서 약 4배, 중추신경계에서 약 40배에 이르는 것으로 산출했다.
보로노이는 현재까지 확인한 효능과 표적억제력 및 안전성 데이터를 종합해 VRN11을 폐암 1차 치료 영역으로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용량 최적화 평가를 위한 임상 1b상 저용량으로 320mg을 선정했다. 임상 1b상에선 1차 치료 코호트(동일집단) 및 2차 이상 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C797X 코호트, 중추신경계 전이 코호트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1차 치료 코호트는 현재 환자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VRN11은 기존 표적치료제 치료 뒤 내성이 생긴 환자뿐 아니라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에서도 항종양 효과를 확인했다"며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1차 치료 영역까지 개발을 확대해 기존 치료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로써 가능성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