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용종은 대장 안쪽 점막에 생기는 혹으로, 용종 중에서도 '선종'(선종성 용종)은 일부가 시간이 지나면서 대장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선종이 1㎝ 미만으로 작더라도 5~10개로 많으면 대장암 등 진행성 대장 병변이 생길 위험이 최대 5.21배 크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김정·배정호·서지연 교수 연구팀은 대장내시경에서 발견된 작은 선종도 개수와 크기에 따라 향후 진행성 대장 병변이 발생할 위험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선종을 제거한 뒤 다음 대장내시경 검사 시기는 선종의 개수와 크기, 조직검사 결과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다만 1㎝ 미만의 작은 선종은 주로 개수를 기준으로 추적검사 시기를 구분해 왔으며, 같은 개수라도 크기에 따라 위험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2004~2023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대장내시경을 두 차례 이상 받은 50~75세 성인 1만6870명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크기가 1㎝ 미만이고 조직검사에서도 진행성 특징이 없는 '비진행성 선종'이었으며, 선종이 11개 이상 발견된 경우는 제외했다. 추적 관찰 기간의 중앙값은 5.3년이었다.
연구팀은 첫 검사에서 발견된 1㎝ 미만 선종의 개수에 따라 대상자를 선종이 △1~2개 △ 3~4개 △5~10개인 그룹과 △선종이 없는 그룹으로 나눴다. 이후 추적검사에서 1㎝ 이상의 선종, 조직검사에서 진행성 특징이 확인된 선종 또는 대장암 등이 새롭게 발견되는지를 살펴봤다. 연구팀은 이를 통틀어 '진행성 대장 병변'으로 평가했다.
분석 결과, 첫 대장내시경에서 발견된 선종이 많을수록 이후 진행성 대장 병변 발생 위험이 높아졌으며, 특히 선종이 5~10개인 그룹에서 가장 높았다. 5년 누적 발생률은 선종이 없는 그룹 1.3%, 1~2개인 그룹 4%, 3~4개인 그룹 5.3%, 5~10개인 그룹 10.1%였다. 나이와 성별, 기존 질환 등의 영향을 고려한 발생 위험은 선종이 없는 그룹과 비교해 각각 1.64배, 2.75배, 5.21배였다.
또 선종이 1~4개인 경우에는 개수가 같더라도 크기에 따라 위험에 차이가 있었다. 발견된 선종이 모두 5㎜ 이하인 경우보다 6~9㎜ 선종이 하나라도 포함된 경우에 진행성 대장 병변 발생률이 높았다. 반면 선종이 5~10개인 경우에는 크기와 관계없이 높은 위험을 보였다.
서지연 교수는 "1㎝ 미만의 선종은 개수가 많을수록 이후 진행성 대장 병변이 발생할 위험이 높았으며, 특히 선종이 1~4개인 경우에는 크기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타났다"며 "대장내시경 추적검사에서는 선종의 개수와 크기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정호 교수는 "대장내시경 검사의 질이 향상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검사가 도입되면서 작은 선종의 발견이 늘고 있다"며 "이번 연구가 선종의 개수와 크기에 따른 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개인별 위험도에 맞는 합리적인 추적검사 기준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작은 선종의 개수뿐 아니라 크기에 따른 위험 차이를 함께 분석해, 향후 진행성 대장 병변 발생 위험을 보다 세밀하게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서지연·배정호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김정 교수와 김희연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소화기 분야 국제학술지 '소화기병햑(Gastroenterology)'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