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로 재벌된 록펠러家, 석유서 손 뗀다

주명호 기자
2016.03.24 15:51

록펠러가족펀드 "화석연료 투자 모두 회수할 것… 엑손모빌 투자도 중단"

미국 역사상 최대 재벌가문으로 꼽히는 록펠러 가문이 석유와 이별을 고했다.

록펠러가족펀드(RFF)는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 투자를 모두 거두어들이겠다고 발표했다. 펀드는 "탄화수소 자원 탐사를 더 이상 지속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며 "인류 및 생태계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는 이미 발견된 천연자원들을 보존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펀드는 또 미국 최대 석유업체 엑손모빌의 투자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성명에서 펀드는 "1980년대부터 엑손모빌은 기후변화 문제를 호도해왔다"며 "엑손모빌의 부도덕적인 행위를 제대로 지적하지 못한다면 이는 우리가 태만에 빠진 것"이라고 전했다.

엑손모빌은 록펠러 가문을 일으킨 존 데이비드 록펠러가 1870년 세운 석유업체 스탠다드오일의 후신격인 회사다. 스탠다드오일을 통해 세계 굴지의 재벌로 거듭한 록펠러 가문이 엑손모빌과 연을 끊고 석유 투자에서 손 떼겠다고 선언한 것은 그만큼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37년 데이비드 록펠러가 사망한 이후 그의 후손들은 1967년 RFF를 설립해 석유 부문 투자를 지속해왔다. 하지만 점차 높아진 기후 문제로 인해 더 이상은 같은 행보를 이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펀드는 성명에서 "록펠러 가문은 엑손모빌을 비롯해 오랫동안 석유산업에 투자해 수익을 올린 역사를 지녔다"고 고백하면서 "과거 결정이 가볍거나 큰 고려 없이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역사는 움직이며 또 그래야만 하는 게 역사"라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작년 11월 엑손모빌이 뉴욕 연방검찰로부터 조사를 받은 것도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당시 엑손모빌은 대중 및 주주들에게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해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록펠러 가문의 화석연료 투자 회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록펠러형제펀드(RBF) 역시 약 4500만달러에 이르는 화석연료 투자액은 모두 회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보다 규모가 큰 록펠러재단(Rockefeller Foundation)의 경우 현재까지 투자회수에 찬성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록펠러재단은 데이비드 록펠러가 1913년 세운 자선 단체이자 민간 재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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