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재활용·얼린 물 등 친환경 포장재로 입소문
-산지 직거래 가격도 착해…TV 광고 없이 매출 증가
"배송 상자를 문 앞에 놔 주세요. 저희가 회수해서 재사용하겠습니다"
후발 업체는 두각을 나타내기 어렵다는 것이 비즈니스의 정설로 여겨지지만, 친환경 배송으로 매출이 빠르게 급성장하는 곳이 있다. 유기농 식품 업체 오아시스다.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지점을 통해 유기농 식품을 판매하다 2018년에서야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지만 주부들 사이에서는 새벽배송의 선두주자인 '마켓컬리'나 식료품 배달 대형업체 '쓱'에 뒤지지 않는 인지도를 보이고 있다.
날마다 집으로 배달오는 아이스팩이며 배송상자에 죄책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물을 넣은 아이스팩'과 포장상자를 회수하는 오아시스를 선호해서다. 경쟁업체들이 전지현이나 공효진과 같은 대스타를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반면 오아시스는 TV 광고 한번 한 적 없다. 소비자들이 '알아서 찾아온' 것이다.
오아시스는 소비자가 원하면 다음 배송 시, 이전에 제공했던 포장상자를 회수한다. 회수된 상자는 상태를 점검해 재활용 포장상자로 배송을 받고 싶다고 주문한 소비자들에게 다시 전달된다. 오아시스에 따르면 소비자 열 명 중 일곱 명이 친환경 포장을 선택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오아시스 사옥에서 만난 최우식 오아시스 대표는 "온라인 배송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포장 상자나 아이스팩 등으로 인한 환경 문제가 걱정스러웠다"며 "우리 사업이 환경을 해치지 않도록 소비자가 주문할 때 재활용 포장상자나 소량의 아이스팩 등 친환경 포장을 선택할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자를 회수하는 데에는 비용이 든다. 회수하는 배달기사에게 오아시스 측이 건당 500원을 지급하고 있다. 상자 회수를 선택했지만 깜빡하고 고객이 상자를 내놓지 않거나, 훼손이 심해 상자가 재이용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무조건 배달기사에게 수고비를 지급한다. 수익성만 따지면 '합리적이지 못한' 서비스지만 환경을 위해 배송 초기부터 이 정책을 고수해왔다.
소비자는 이러한 오아시스의 친환경 정책에 '구매'로 응답했다. 오아시스의 매출은 오프라인 판매가 시작된 2015년 193억원에서 온라인배송을 시작한 2018년에 1112억원, 2019년 9월말 기준으로는 1070억원으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일별 온라인 매출 주문 건수도 4500~5500건에 달한다. 쏟아지는 주문에 물류센터도 증설했다. 최 대표는 "현재 배달에 사용하는 보냉박스도 상자 안 쪽에 은박지가 붙어있지만 별도 분리 작업 없이 재활용에 버려도 된다"며 "앞으로는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보냉박스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냉매제 대신 얼린 생수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소비자들은 단순히 배송이 친환경이라고 해서 구매하지는 않는다. 오아시스는 유기농은 비싸다는 편견을 깨고 가격을 대폭 낮췄다. 산지 직거래로 중간 유통 마진을 아예 없앤 덕분이다. 최 대표는 2005년 오아시스에 합류하기 전 생활협동조합(생협)에서 약 10년간 근무하면서 유기농 산지 측과 교류해왔다. 최 대표는 "생협은 효율적이고 능동적인 유통적인 유통경로를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어 생협의 운영 노하우를 그대로 가져와 전문 유통회사로 설립한 것이 오아시스"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해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방사능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조개, 생선 등 해산물에 대해 방사능 샘플링 검사를 하고 있다. 최 대표는 "한 고객이 '가리비 방사능 검사 한 거냐, 못 믿겠다'고 해 직접 통영에 가 가리비에 방사능 측정기를 대고 인증샷을 올린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유통 단계를 최소로 줄여 소비자에게는 거품없는 가격에 양질의 제품을 전달하고 생산자에게는 공급 기회를 넓혀 모두 윈윈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정책을 유지하면서 배송권역 확대, 배송주문마감 시간 연장, 물류센터 증설 등을 통해 매출 성장을 지속해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