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미중 무역협상 걸림돌 될까

임소연 기자
2020.01.30 06:38
중국 청도 항만/사진=AFP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이 미국과 합의한 ‘1단계 무역협상’을 이행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이 무역 합의에 따라 미국산 제품 2000억 달러어치(230조 원)를 추가 구매하기로 했으나,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중국 경제 전반이 악화하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거란 우려에서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단계 무역합의문에 공식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보류 및 인하하기로 했고, 중국은 미국산 제품을 대량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발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내 생산과 수요를 떨어트려 미국산 제품을 수입할 능력까지 약화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어 수입 능력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신종코로나가 일부 지역에 심각한 경제적, 심리적 타격을 주면서 무역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거란 예측이다.

전염병이 출현하기 전에도 중국 원자재 가격 하락과 중국 내 소비 위축 등으로 미국과 합의한 수입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있었다.

중국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로 중국이 추가 구매를 약속한 미국 상품들의 가격은 하락했다. 전날인 28일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대두 가격은 지난해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날 옥수수와 밀, 석유 등의 가격도 급락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기로 한 품목들이 이미 중단기 수요를 충족한 상태다.

중국은 2년간 미 농산물 320억 달러, 에너지 상품 254억 달러어치 수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려면 초과 구매를 해야 한다. 여기에다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로 수요가 더 떨어지는 상황이 오더라도 수입은 그대로 이행해야 할 판이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방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공항/사진=AFP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악영향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애초 증시를 춘제 기간에만 휴장할 예정이었으나 다음 달 3일까지 휴장을 연장했다. 시장이 열리지 않으면 개인 구매자들의 구매 및 투자가 막힌다.

SCMP는 소매와 여행 등 산업은 벌써 타격받고 있고, 연휴 이후에도 시장과 공장이 문을 열지 못하게 되면 중국 내 소비와 생산도 심각하게 영향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닉 마로 EIU 무역전문가는 “바이러스 감염은 주요 항만과 항공 등의 중단을 불러와 물류 측면뿐 아니라 전반적인 수입 계획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중국은 현재 바이러스 대응에 자원을 총동원할 것으로 보여, 미국과의 무역 합의 내용은 필연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를로스 카사노바 코페이스 아태지역 경제학자도 “무역에 있어 우한 등 바이러스가 확산한 도시에 있는 기업은 직접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생산이 지연되면서 혼란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15개 도시, 약 5억5000만 명에 대해서 도시 이동을 금지했다. 이동 금지로 인해 공장 유휴 상태가 더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올해 아이폰 생산량을 10% 늘리겠다던 중국 내 애플 공급업체들의 목표도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아이폰 제조공장이 허난과 광둥 등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온 도시에 있어 생산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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