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입 줄이는 중국…"'블랙스완' 올수도"

임소연 기자
2020.02.04 05:05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있는 시노펙 정제 공장/사진=로이터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중국이 석유 수입을 급격히 줄이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걸로 예상된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신종코로나 확산세가 뚜렷해진 지난달 중순 이후 중국의 석유 수입량이 하루 평균 30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수입량에서 20% 빠진 수치다.

존 킬더프 뉴욕 어게인캐피털LLC 에너지전문 분석가는 “이건 석유 시장에 ‘블랙스완’(일어나지 않을 것 같지만 발생할 경우 시장에 치명적인 충격을 가져오는 사건)이 될 수 있다”며 “바이러스 발병 직전까지만도 석유 수요 전망은 밝았으나 지금은 달라졌다. OPEC+가 반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2016년 중국은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이 됐다. 중국의 일일 석유 소비량은 1400만 배럴로, 한국과 일본 등 7개국의 일일 소비량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 중국이 소비를 줄이면 세계 에너지 시장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에너지전문지 S&P글로벌플래트는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라 여객 수송량이 줄어들면서 앞으로 2개월간 전 세계 항공유 수요도 하루 평균 5만∼15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수입·소비 감소가 가시화하면서 유가는 하락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20일 이래 10% 넘게 떨어졌다.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뒤집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엔 남미산 석유의 대중국 수출이 일시 중단됐고, 서아프리카산 원유도 수출세가 둔화했다.

블룸버그는 “현재 중국 내 정제유 비축량은 한계에 도달하기 직전”이라며 “한계점에 달하면 중국은 원유 수입량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석유 시장은 선제조치에 나섰다. 중국 최대정유업체인 시노펙그룹은 공장 평균 가동률을 13~15% 줄이고 9일 이후 추가적인 감축이 필요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30일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감산을 최소 6월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OPEC은 3월로 예정된 회의를 2월로 앞당겨 신종코로나 관련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최소화하고자 후베이성과 베이징에 한해 춘제 연휴 기간을 각각 13일, 9일로 연장했다. 후베이성 황강시에서는 ‘통행금지령’이 시행됐고, 모든 여행사와 항공사에는 ‘단체여행’ 취소 권고가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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