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탑, AMC엔터테인먼트 그 다음은 베드배스앤드비욘드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새로운 '밈(meme·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 종목으로 생활용품업체가 떠올랐다.
3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베드배스앤드비욘드(종목명 BBBY)'는 전날보다 15.22% 오른 1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매수주문이 몰리며 장중엔 전날 대비 54%까지 치솟기도 했다.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건 지난 1일부터다. 11월 들어 3거래일만에 37.5% 상승했다.
지난 1월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 결집해 공매도(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나중에 싼 값에 되사서 갚는 방식으로 이익을 남기는 투자기법)를 몰아내고 '게임스탑'을 띄웠던 개인 투자자들은 5월엔 미 최대 영화관 체인을 운영하는 'AMC엔터테인먼트'로 갈아탔었다. 이후 마땅한 종목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개미들이 11월 베드배스앤드비욘드에 모여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 1월 밈주식 열풍이 다시 재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자산운영사 터틀캐피털매니지먼트의 매튜 터틀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베드배스앤드비욘드 거래에서 포착되는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은 게임스탑과 AMC에 대한 관심을 훨씬 넘어선 수준"이라며 "앞서 밈 주식 투자에서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종목을 찾아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세계적인 공급망 붕괴로 제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 8월 30달러에 육박했던 주가가 2개월 만에 14~15달러대로 반 토막 났다.
마크 트리톤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최고경영자(CEO)는 "산업 전반에 만연하고 있는 공급망 혼란으로 인해 매출액이 타격을 입었다"며 "지난 여름부터 운영 비용이 크게 늘었고 갈수록 더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10월 이 회사 주가를 더 끌어내린 건 공매도 세력들이다. 미국 공매도 전문 데이터분석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실제 매매할 수 있는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유통주식인 '프리플로트(free float)'의 28%가 공매도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9월초 21% 보다 더 늘어난 것이다.
내리막길을 걷던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글로벌 대표 식품·유통업체인 크로거와 업무 협약을 맺으면서 새로운 모멘텀을 맞았다. 양사의 협약으로 베드배스앤드비욘드의 인기 상품인 아기용품과 가정용품은 앞으로 크로거 점포와 온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 베드배스앤드비욘드가 총 1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마무리 짓기 위해 연내 4억달러 주식을 매입한다고 발표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쏟아지며 주가가 튀어오르자 공매도 세력들이 버티지 못하고 '숏스퀴즈'에 나서면서 주가가 더 뛰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숏스퀴즈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줄이려고 주식을 다시 매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9월 미국 증시가 휘청이자 대형기술주와 상장지수펀드(ETF)로 갈아타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중순 이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하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적극 나서고 있다고 해석했다. 집중 매수 종목은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외에 자동차 렌탈회사인 '에이비스버짓그룹(종목명 CAR)', '테슬라' 등이다.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인 '디지털월드애퀴지션(DWAC)'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기업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MTG)'과 합병한다는 발표 후 개인투자자 주문이 쏟아져 이틀간 846% 폭등하기도 했다.
투자분석회사 반다리서츠의 글로벌 거시전략가인 비라즈 파텔은 "최근 몇 주간 개인 투자자들이 동면에서 깨어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됐다"며 "이것은 확실히 올 초의 데자뷔로 2주 뒤에는 제2의 게임스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주식 소매창구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주식 '톱3'는 베드배스앤드비욘드, 테슬라, AMC였다. 게임스탑은 6번째로 거래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