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올리비아 핫세(71)와 레너드 위팅(72)이 1968년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당시 성 착취를 당했다며 영화 제작사 파라마운트사를 상대로 제기한 5억달러(6634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기각됐다.
2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앨리슨 매켄지 판사는 영화 내용이 아동 음란물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며 두 배우의 소송을 기각했다.
매켄지 판사는 "두 배우가 주장한 문제의 장면은 아동 포르노에 해당하지 않으며,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에 따라 보호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두 배우는 영화가 법적으로 불법이라 인정될 만큼 충분히 성적인 암시를 띤다는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배우들 변호사인 솔로몬 그레센은 법원 판결을 강력하게 비난하며 "2023년 '로미오와 줄리엣' 재개봉에 대해 연방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취약한 개인을 보호하고, 기존 법률 집행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영화 산업에서 이뤄지는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 착취 등을 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했다.
제작사 파라마운트사는 소송 제기부터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두 배우는 지난해 12월 30일 파라마운트 픽처스로부터 성추행과 사기, 성 학대, 고의적인 정서적 고통 가해 등을 당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핫세와 위팅은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후반부에 등장하는 침실 장면을 문제 삼았다.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누드 촬영이 이뤄졌으며, 이는 아동 성 착취를 금지하는 캘리포니아와 연방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두 사람은 고인이 된 프랑코 체피렐리 감독이 누드 촬영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로미오와 줄리엣 촬영 당시 감독이 "영화에서 누드 촬영은 없을 것이며 침실 장면에서는 살구색 속옷을 입을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이후 말을 바꿨다고 했다.
이들에 따르면 체피렐리 감독은 촬영 마지막 날 두 사람에게 '몸에 간단한 화장만 한 채 알몸으로 연기해달라. 그렇지 않으면 영화를 망치게 될 것'이라고 했으며, 카메라 위치를 보여주며 맨몸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 했지만 영화에는 배우들의 엉덩이와 가슴이 노출됐다.
한편 '로미오와 줄리엣'은 아카데미상 4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개봉 당시 미성년자였던 핫세의 노출에 대한 논란이 일었으며, 핫세 역시 영화 시사회에 불참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