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일 전날,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노르망디에서 동쪽으로 28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시작된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을 거의 80년 전에 벌어졌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빗댔다. 그는 작전의 목표가 그때와 거의 같다고 말했다. "침략국에게, 여기선 러시아죠, 부당하게 공격당한 국가를 자유롭게 하고 점령된 지역을 해방시키기 위해섭니다."
80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전투는 유럽의 미래 안보질서를 결정지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쟁의 궁극적인 목표는 1944년 연합군이 갖고 있던 목표에 비해 (적어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구 국가들에겐) 훨씬 불투명하다. 나치 독일과 달리 러시아는 핵보유국이다. 러시아를 완전히 굴복시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가 천명한 목표는 러시아가 2014년 이후 점령한 모든 지역을 수복하고 국경을 소련 해체 직후인 1991년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이를 달성할 수 있다 할지라도(서구에서는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러시아가 이를 참을 수 없는 굴욕으로 여기고 이를 피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하려들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그 결과 목표는 더 모호해진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게 최대한의 손실을 입히고 최대한 넓은 영토를 수복해, 보다 우위에서 쇠약해진 러시아와 협정을 맺고자 한다. 이런 관점에서 서구의 무기로 새롭게 무장한 우크라이나군 여단들이 러시아와 크름(크림) 반도를 잇는 지역을 점령해 연결을 끊거나 크름 반도에서 러시아의 입지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걸 기대해 볼 법하다. 하지만 서구 관계자 대부분은 그보다 덜 거창한 결과를 기대한다. 우크라이나가 작년에 잃은 덜 전략적인 지역을 수복하되 적어도 전장에서 우크라이나가 밀리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비관적인 시나리오의 경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방어선을 돌파하는 데 애를 먹고 미미한 소득과 함께 교착 상태에서 반격이 끝나게 될 것이다. 다행히도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에 실패하고 러시아군의 반격으로 인해 후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러시아에겐 대대적인 진군을 추진할 수단이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전황을 결정짓는 것은 우크라이나군의 의지와 능력이지만 외부의 요인도 반격 작전의 성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두 가지 목표를 천명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가 지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나토(NATO)가 핵전쟁으로 비화할 리스크가 있는 러시아와의 직접 대치 상황에 휘말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당초부터 바이든은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파병하거나 우크라이나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막대한 물량의 첨단 무기를 지원했다. 미국과 그 동맹국이 제공하는 정보, 계획, 훈련 또한 마찬가지로 매우 중요했다. 오늘날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군대를 갖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나토 수준의 훈련을 받고 있진 않지만 서구 관계자들은 승기를 잡기 위해선 "그저 러시아군보다 잘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한다.
중국의 지도자 시진핑도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유럽 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는 러시아가 완전히 패배하는 일은 없길 바라는 한편, 유럽과의 관계가 무너지거나 핵무기가 사용되는 상황은 피하려 한다. 시진핑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양국의 친선 관계에는 "한계가 없다"고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에는 한계가 있었다.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를 할인된 가격에 사고 중국산 제품을 러시아에 판다. 그 중 일부는 러시아의 전쟁 수행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진핑은 지금까지 서구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수준의 대규모 무기 지원을 거부해왔다. 서구 관계자들은 중국이 러시아가 궤멸되기 직전이라 생각하게 되면 입장을 바꿀 수 있음을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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