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중 관세전쟁에 다시 불을 붙이는 가운데, 중국 내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하는 미국의 제조업국가화는 궁극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의 '모두까기'식 관세폭탄이 중국산 수입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여지를 줄여 미국에 외려 타격으로 작용할 거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미중갈등 전문가로 손꼽히는 칭화대 주지안둥 교수(재무학)는 27일 홍콩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제조업 부문 근로자 보호나 중국과의 디커플링 등 어떤 명분을 세우더라도, 최종적 목표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고 중국과 경쟁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 교수는 이어 "트럼프 1기 이후 일부 제조업체들이 미국 투자 의지를 밝혔지만 실질적이고 분명한 흐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일부 기업이 유턴하더라도 미국 내 효율적인 제조업 밸류체인이 형성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외형적으로 제조업 리쇼어링(유턴현상)이 발생하더라도 실질적 경쟁력 강화로는 이어지기 어렵다는 거다.
트럼프 1기(2017~2020년) 중반인 2019년 미국이 중국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의 리쇼어링은 최대 화두가 됐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커니의 2020년 리쇼어링보고서에서 응답 대상 기업인 중 92%가 리쇼어링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2019년엔 같은 응답 비율이 78%였다.
그러나 영국 컨설팅기업 미디어스의 최근 조사결과는 의미심장하다. 2022년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한 미국 제조업체의 69%가 공급망을 해외로 이전하기 시작했고, 그 중 94%는 "해외 이전 과정에서 사업적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통제는 오히려 동남아시아 등 중국 인근 국가들에게 특수로 작용했다. 커니의 2021년 보고서를 보면 중국의 2020년 섬유 생산량은 전년 대비 38% 줄어든 반면, 아시아의 중국 외 개발도상국 섬유 생산량은 26%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중국 산업 공급망 의존도는 2018년 66%에 비해 상당히 낮아진 55%로 집계됐다.
중국 내에선 이를 근거로 트럼프1기의 리쇼어링과 대 중국 제재가 실효를 거둘 수 있었던 건 아시아의 다른 개도국들이 공급망 공백을 메워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2기는 중국에 60%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면서 동시에 다른 개도국에도 15~25%의 높은 관세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산 공백을 다른 개도국 상품으로 메우기도 쉽지 않은 구조다. 노무라의 데이비드 세이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2기의 관세는 1기에 비해 훨씬 더 광범위하게 영향을 줄 것이며, 중국과 전 세계에 작용할 관세는 결국 미국 내 상품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관세가 인플레이션 부메랑이 돼 돌아올 거란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 최대 수혜자 중 하나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역시 대선 직전 공개된 인터뷰에서 "미국은 관세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관세"라는 트럼프 당선인과는 다소 결이 다른 발언이다. 머스크는 "미국 내 제조업을 늘려야 한다는 덴 동의하지만, 관세엔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기업에 다양한 해법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의 봉쇄가 중국에 실질적 타격으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IMF(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중국의 세계 무역 점유율은 2017~19년 9~10% 선이었지만 미국의 관세폭탄이 터진 후인 2020년 오히려 10.31%로 커졌다. 미국의 무역제재를 뚫으려는 노력이 중국의 무역 경쟁력을 오히려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