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정출산, 트럼프 취임 첫날 막히나…"행정명령 작성 중"

윤세미 기자
2024.12.10 10:46
2020년 2월14일 당시 미국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가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아이들과 함께 하는 행사에 참석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원정 출산을 제한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9일(현지시간) WSJ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임기 첫날 미국의 출생지 시민권 문제를 다루기 위해 행정명령을 작성하는 작업에 착수했으며, 제한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지를 두고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인수위는 대통령 행정명령 발동 후 즉각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행정명령엔 여권과 같이 시민권을 증명하는 문서들의 요구 사항을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시키는 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수정헌법 14조('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해 미국 관할권에 있는 모든 이는 미국과 그들이 거주하는 주의 시민')에 따라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부터 출생지 시민권에 반대해왔으며 올해 선거 기간에도 임기 첫날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해왔다. 전날 방송된 NBC 인터뷰에서도 그는 "가족을 해체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 모두를 돌려 보내는 것"이라며 "헌법을 바꿔서라도 시민권을 자동으로 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시민권을 부여하는 조건에 자녀가 적어도 한 부모가 미국 시민이거나 합법적인 영주권자여야 한다는 요구사항을 포함하도록 연방 기관에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했다. 또 새 시민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아이에겐 연방 기관이 여권이나 사회보장 번호를 발급하거나 사회보장 혜택을 제공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WSJ은 트럼프 당선인이 행정명령이나 기관 차원의 규제를 통해 원정 출산을 금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관광비자 자격이 강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보통 미국 관광비자는 10년이 기한이며 한 번 방문 시 6개월 이상 체류할 수 없다.

친트럼프 싱크탱크인 미국재건센터의 켄 쿠치넬리 선임 연구원은 "이 나라에 있는 동안 아이가 태어났다고 해서 그 아이가 미국 시민이 될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그건 어리석은 생각이고 법적으로 완전히 잘못 해석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많은 헌법학자와 시민단체는 헌법이 보장하는 출생지 시민권을 없애려면 행정조치로는 불가능하며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WSJ은 전했다. 사실상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단 지적이다. 이민 제한을 지지하는 이민연구센터의 마크 크리코리언 이사는 "내가 볼 땐 아무리 보수 우위 대법원이라도 현재의 헌법 해석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면서 "트럼프 정부는 가능한 한 빨리 법정 싸움을 시작해 임기가 끝나기 전에 재판부의 판단을 듣고자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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