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초마다 한 대씩!…자동화로 거듭난 기아의 중국 전진기지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5.09.29 17:31

거대한 프레스 기계가 철판을 찍어 누르자 4초마다 차량 지붕과 바닥, 보닛, 문짝 등이 쏟아져 나왔다. 용접라인의 무수한 로봇팔들은 일사불란하게 차량 각 부분들을 불꽃을 내며 이어붙이고 있었다. 작업라인에 드문 드문 보이는 직원들은 모니터를 통해 이 과정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었다.

24일 중국 옌청 기아 3공장에서 로봇팔들이 차량 부품을 용접하고 있다./사진=신화사

지난 24일 방문한 기아의 중국 옌청 3공장은 철판부터 최종 완성차 제품까지 스스로 만들어내는 하나의 거대한 기계와 로봇의 설비 집합체였다. 연간 45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이곳은 50초마다 차량 한 대를 뽑아내고 있었다. 공장 관계자는 "용접 공정에만 800대 이상의 로봇을 운용 중으로 100%에 가까운 자동화율을 달성했다"며 "과거 수동 용접 방식으론 시간당 18대만 생산 가능했지만 현재 자동화 시스템으로 시간당 71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이 용접한 차량 각 패널은 다시 로봇이 천장의 이동식 플랫폼에 결착시켜 총 조립 라인으로 보낸다. 패널들은 총 조립 라인 투입 직전 순식간에 분류 과정을 거쳐 최종 제품 모델별 세부 라인으로 투입된다. 옌청 3공장은 이렇게 동시에 8가지 다른 자동차 모델을 생산하고 있었다. 최종 조립 단계에선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도 로봇이 투입된다. 그래서 최종 조립 라인에선 사람과 로봇이 한 공간에서 협동해 일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24일 중국 옌청 기아 3공장에서 사람과 로봇팔이 협동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안정준 특파원

2002년 한국 기아와 중국 둥펑, 위에다 공동 투자로 설립된 옌청 공장은 기아의 중국 생산 거점이다. 이날 방문한 3공장을 포함, 총 3개의 공장에서 현지 판매가 정점을 찍었던 2016년 한때 연간 70만대가량을 생산했다. 기아는 옌청시를 대표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회사 관계자는 "한 자동차 제조업체가 한 지역에서 20년 이상 운영하며 10만개 이상의 관련 일자리를 창출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 산업 구조변화가 진행되자 위기가 찾아왔다. 현지 판매가 줄었고, 1공장은 가동중단된 뒤 중국 업체에 임대돼 전기차를 생산했다. 이에 기아는 옌청 공장 재편성 작업에 돌입했다. 2년간 공장의 자동화·스마트화를 추진했으며 현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국 법인을 3자 체제에서 기아·위에다그룹의 양자 체제로 전환했다. 중국의 전동화 발전 속도에 발맞춰 전기차 EV5를 출시했다. 전기차 전용 라인을 갖춘 2공장에선 전기차 SUV 'EV5'를 생산한다.

24일 중국 기아 옌청공장 작업라인에선 직원들이 모니터를 통해 로봇들의 작업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사진=안정준 특파원

특히 EV5를 앞세워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 선진국으로 수출 물꼬를 텄다. 지난해 8월 누적 수출 30만대를 달성했고 지금까지 총 44만 대를 수출했다. 공장 관계자는 "리빌딩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라며 "수출을 통해 이익을 끌어올려 회사의 전기차 전략을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방문한 3공장은 자동화·스마트화로 거듭났지만 아직 K3, K5 등 내연기관차를 생산중이다. 업계에선 기아의 전기차 현지 판매와 수출 속도에 따라 3공장 역시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있다. 공장 관계자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서 신에너지 차량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더욱 다양화해 수출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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