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휴전 1단계 합의 어떻게 이행될까…2단계는 '난항' 예상

이영민 기자
2025.10.09 17:23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협정 1단계에 합의하면서 2년 넘게 이어온 가자 전쟁 종식을 위한 첫 단추를 채웠다. 다만 다음 단계 이행이 잘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점들이 있다.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들의 가족과 그 지지자들이 9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으로 불리는 광장에 모여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 평화 구상' 1단계에 합의했다는 발표에 환호하고 있다. /AP=뉴시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 1단계 협정에 관한 공식 서명이 이스라엘 시간으로 이날 오후 중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합의가 체결되면 가자지구에서 휴전이 발효된다. 가자지구 내 구호물자 반입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이날 오후 1단계 합의 승인을 위한 내각 회의를 소집한다. 합의 내용이 승인되면 이스라엘군은 24시간 이내에 미국이 제시한 '1단계 철수선'까지 물러나야 한다. 이스라엘군이 철수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합의를 승인한 시점으로부터 72시간 이내에 인질 석방을 진행해야 한다. 사망자를 포함한 인질 48명을 모두 풀어줘야 하는데, 이중 생존자는 20명으로 알려졌다. 인질 석방 대가로 이스라엘은 종신형 수감자 250명과 2023년 10월7일 이후 구금된 가자지구 주민 1700명을 석방해야 한다.

이렇게 1단계 합의안 이행이 이뤄지면 과도정부를 세울 2단계 진입을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이에 불분명한 부분들이 있어 2단계를 위한 협상을 통해 하마스의 무장해제, 가자지구 통치 방식 등 핵심 사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단계 구상에는 하마스가 과거 저항했던 쟁점들이 포함돼있어 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2단계 구상에서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요구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완전히 철수하고 팔레스타인 국가가 수립된 뒤에만 무기를 내려놓겠다는 입장이다. 또 구상안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협상 3단계까지도 완전히 철수하지 않고 완충지대까지만 물러날 방침이라 난항이 예상된다.

가자지구 통치 방식도 쟁점이다. 구상에 따르면 하마스는 가자지구 통치에서 배제되며 대신 "기술관료적이고 비정치적인 팔레스타인 위원회"가 가자지구를 임시로 관리한다. 이 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참여하는 '평화이사회'의 감독을 받는다.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자격을 갖추면 가자지구를 통치한다. 사실상 국제사회가 대안으로 원하는 '2국가 해법' 실행이지만 이스라엘은 여전히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추가 협상 쟁점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미국이 가자지구 재건을 도울 것이며 "매우 강력한 평화이사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사회가 어떻게 운영될지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았다. NYT는 "트럼프는 가자 합의에 도달한 지 몇 시간 만에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하마스 무장해제나 가자지구 통치 방식 등 쟁점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구급대원 사이드 아와드가 9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의 알아크사 병원에서 휴대전화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상을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 평화 구상’ 1단계에 합의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는 모든 인질이 곧 석방되고 이스라엘이 합의된 선까지 군대를 철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AP=뉴시스

2~3단계 협상에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첫 단추를 채운 것을 환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모든 인질은 품위 있는 방식으로 석방돼야 하며 영구적인 휴전이 보장돼야 한다"며 "전쟁은 완전히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도적 물품과 필수 물자가 즉시 원활하게 가자지구로 반입될 수 있도록 보장돼야 한다"며 "고통은 반드시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제 모든 당사자는 합의 조건을 완전히 준수해야 한다"며 "모든 인질은 안전하게 석방되고 영구적인 휴전이 이뤄져야 하며 고통이 끝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U는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물자 전달을 계속 지원할 것이며 재건 사업에도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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