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흑전' 中 캠브리콘 10%대 급락, '비밀 미팅' 괴소문 뭐길래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2.03 15:13
서울=뉴시스

2025년 첫 연간 흑자 전망을 내놓은 중국 토종 펩리스(반도체 설계기업) 캠브리콘의 주가가 중국 본토 A주 시장에서 급락세다. 캠브리콘이 최근 비공식 자리에서 기대에 못미친 2026년 실적전망치를 내놓았단 소문이 돌아서다. 캠브리콘은 관련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캠브리콘은 3일 공식 온라인 계정을 통해 성명을 내고 "금일 온라인상에 유포된 회사의 소규모 비공식 미팅 관련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최근 어떠한 소규모 미팅도 조직한 적이 없으며 연간 또는 분기별 매출에 대한 가이던스 데이터를 제시한 사실도 없다"며 "현재 연구개발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경영도 안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캠브리콘이 최근 소규모 비공식 미팅에서 2026년 매출을 200억위안으로 제시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소문에서 언급된 올해 매출 가이던스 200억위안은 시장 기존 기대치인 300~500억위안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소문이 전해지면서 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기술혁신판에 상장된 캠브리콘 주가는 이날 오전 한때 13%대 급락했다. 이후 캠브리콘의 공식 해명이 나오며 현지시간 오후 2시 기준 낙폭을 좁혀 10%대 하락세다.

앞서 캠브리콘은 2025년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며 투자자는 물론 전 세계 반도체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최근 지난해 실적 추정 발표를 통해 회사 매출이 전년대비 410~496% 급증한 60억∼70억 위안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캠브리콘은 특히 첫 연간 흑자전환을 내다봤다. 캠브리콘은 지난해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을 18억5000만∼21억5000만 위안으로 전망했다. 이대로면 앞서 2024년 45억위안 순손실을 기록한 데서 흑자전환하는 것이다.

캠브리콘은 이 같은 실적 개선 관련, "AI(인공지능) 산업의 컴퓨팅파워(연산능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데 따른 것"이라며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응용 기술의 현장 적용을 적극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지구 생명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고생대 '캠브리아기'와 반도체 핵심 소재 '실리콘'에서 이름을 딴 캠브리콘은 2016년 중국과학원(CAS) 출신 천톈스, 천윈지 형제가 창업했다. 중국 칩 통제에 나선 미국이 2022년 캠브리콘을 제재 대상으로 정하며 핵심 협력사이던 대만 TSMC와의 거래가 중단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중국이 자국 칩 자립에 나서자 늘어난 토종 칩 설계 수요를 빨아들이며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캠브리콘의 첫 흑자전환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칩 제재 전략을 일부 수정하는 국면과도 맞물렸다. 미국은 최근 엔비디아 최고성능 칩 블랙웰의 바로 아랫단계인 H200의 조건부 중국 수출을 허용했다. 이에 중국 관영언론에선 적당한 수준의 칩 수출을 통해 미국과 최소 한 세대 이상의 기술 격차를 벌려 통제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단 반응이 나왔다.

H200 유통으로 캠브리콘을 포함한 중국 칩 산업 생태계가 H200 급 이상 기술돌파 동력을 마련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셈이다. 이를 뚫고 캠브리콘의 기술이 추가 도약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중국은 아직 H200 통관을 공식 허용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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