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화재 등 비상 상황에서 인명 피해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일부 차에 적용되는 '매립형 문손잡이'를 금지하기로 했다.
지난 2일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SNS(소셜미디어)에 차에 기계식 문 열림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자동차 문손잡이 안전 기술 요구'를 발표했다. 해당 규정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차량 손잡이가 차 문 안쪽으로 묻혀 있는 형태의 '매립형 문손잡이'는 테슬라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다른 전기차 제조사에서도 경쟁적으로 이를 도입했다.
그런데 이런 형태는 디자인 측면에서 호평받았지만 사고로 차량 전원이 차단되면 손잡이가 작동하지 않아 문을 열 수 없는 구조적 한계도 함께 지적돼 왔다.
실제 지난해 중국에서는 샤오미 전기차 SU7 모델이 교통사고 이후 화재가 발생했는데 문이 작동하지 않아 탑승자가 차 안에 갇혀 숨지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공업정보화부는 이에 대해 "매립형 손잡이는 조작이 불편하고 사고 시 문이 열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며 기계식 손잡이 장착을 의무화했다.
새 기준에 따르면 중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는 최소 가로 6㎝, 세로 2㎝, 폭 2.5㎝ 규모의 오목한 공간을 확보하거나, 동일한 규격 손잡이가 외부로 돌출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이미 디자인 승인을 받았거나 출시를 앞둔 모델도 2029년 1월까지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준에 맞춰 차량 설계를 변경하면 전기차 모델당 1억 위안(약 208억원) 이상이 소요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판매국인 만큼 이번 안전 규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 컨설팅업체 오토모빌리티의 빌 루소 대표는 "중국은 단순한 최대 시장을 넘어 규칙 제정자로 변화하고 있다"며 "중국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안전 기준이 결국 글로벌 기준으로 확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