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30만원인데 중국선 5만원…"한국은 비싸도 사" 글로벌 호갱됐다

우린 30만원인데 중국선 5만원…"한국은 비싸도 사" 글로벌 호갱됐다

전형주 기자
2026.08.0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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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외 브랜드 제품이 한국에서만 비싸게 판매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식음료·주류 등 전통적인 소비재를 넘어 생성형 인공지능(AI), 의약품 시장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사진은 인천 중구 인천공항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 /사진=뉴시스
최근 해외 브랜드 제품이 한국에서만 비싸게 판매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식음료·주류 등 전통적인 소비재를 넘어 생성형 인공지능(AI), 의약품 시장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사진은 인천 중구 인천공항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 /사진=뉴시스

회사원 김모(31)씨는 최근 인터넷에서 수입 아이스크림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국내 편의점에서 1만6900원에 산 아이스크림이 해외 온라인몰에서는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배송비를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비싼 것 같다"며 "한국 소비자를 봉으로 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최근 해외 브랜드 제품이 한국에서만 비싸게 판매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식음료·주류 등 전통적인 소비재를 넘어 생성형 인공지능(AI), 의약품 시장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中은 4만9000원인데…위고비, 한국서는 '30만원'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왼쪽)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사진=(로이터=뉴스1)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왼쪽)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사진=(로이터=뉴스1)

비만치료제 시장을 양분해온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서 경쟁적으로 비만치료제 가격을 낮추고 있다. 위고비 저용량 한달치 가격은 약 26만6000원(1264위안)에서 4만9000원으로, 값비싼 고용량 제품도 51만8000원에서 27만원으로 떨어졌다. 마운자로 역시 저용량 11만7000원, 고용량 33만6000원 수준이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비교적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위고비 저용량 22만~30만원, 고용량은 40만~60만원 수준이다. 마운자로 역시 저용량 29만~35만원, 고용량 54만~60만원에 팔리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출시한 저가 요금제 챗GPT 고(GO)도 국가별 가격 차이가 두드러지는 사례 중 하나다. 한국의 월 이용료는 1만5000원으로, 8달러(1만1460원)인 미국보다 약 31% 비싸다. 고환율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한국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재 시장 상황은 더 심각하다. 초콜릿 제조사 고디바의 경우 한국에서는 초콜릿 15조각이 들어있는 하트 오브 골드가 6만2000원(개당 4130원)이지만, 미국에서는 이와 비슷한 구성의 30조각짜리 어쏘티드 초콜릿 골드 기프트 박스는 65달러(9만 1000원·개당 3033원)에 팔리고 있다. 위스키 역시 국가별 가격 차이가 큰 품목 중 하나다. 발베니, 발렌타인 등 일부 인기 제품은 국내 판매 가격이 영국·일본 등 주요 시장과 비교해 2배 안팎까지 벌어진다.

"비싸도 산다" 가격 올리는 업체들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소비자들. 2026.05.06./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소비자들. 2026.05.06./사진=뉴시스

해외 제품 국내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배경에는 가격을 올려도 이를 감당하는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 입장에서 가격을 낮출 유인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수입사 관계자는 "사람들은 유통 마진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수입사는 국내 소비자 반발을 우려해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있지만, 본사에서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인기 제품은 가격을 올려도 잘 팔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가별로 가격을 비교하는 건 문제가 있다.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있고, 광고 모델료 등이 가격에 반영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은 우선 해외 가격 차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설령 이를 알더라도 해외 직구는 절차도 복잡하고 배송까지 시간도 걸려 비싼 가격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소비 심리도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대체 제품이 있더라도 가격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하기보다, 익숙하고 검증된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만 소위 '호갱'이 안 되려면 적극적으로 가격을 비교해보고 목소리를 내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단체로 해외 직구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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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전형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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