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6일(현지시간) 미국, 러시아, 중국 3국이 공동으로 핵무기 숫자를 제한하는 새로운 핵 군축 협상을 공개 제안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이날 온라인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에 올린 글에서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미국이 곧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까지 핵보유국 2곳을 상대할 가능성을 반영하는 조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이 전략 핵무기 숫자를 제한하기로 합의한 뉴스타트는 2011년 발효됐지만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양국간 불신이 깊어지면서 수년동안 불안정한 상태로 유지되다가 전날 공식 만료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가 뉴스타트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온 데다 중국의 핵전력 확대는 방치한 채 미국의 핵전력만 제한된다는 이유로 뉴스타트를 대체할 새로운 조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루비오 장관은 "중국이 핵무기 비축량을 빠르고 불투명하게 확장하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양자 협정에 기반해 체결한 기존 핵군축 조약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며 "중국은 2020년 이후 핵무기 비축량을 200여기에서 600여기 이상으로 늘렸고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중국의 핵무기 확장을 고려하지 않는 군축 합의는 미국과 동맹국의 안전을 분명히 위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핵군축은 더 이상 미국과 러시아의 양자 문제일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듯 다른 국가들도 전략적 안정성을 도울 채임이 있고특히 중국은 그럴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와 중국이 의무를 회피하고 핵전력을 확장하는 동안 미국이 가만히 있을 것으로 생각해선 안 될 것"이라며 "우리는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현대화된 핵 억제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뉴스타트를 연장하는 것보다는 우리의 핵 전문가들이 미래에도 지속될 수 있는 새롭고 개선되고 현대화된 조약을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폈다. 토머스 디나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중국이 2020년 6월22일 핵무기 실험을 했고 당시 실험이 핵실험 금지 약속에 위배되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핵폭발을 혼란스럽게 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숨기려 했다"며 중국이 핵실험에서 발생하는 지진파의 탐지를 어렵게 하는 '디커플링' 기술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디나노 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국방부에 핵실험 재개를 지시한 이유가 러시아와 중국이 핵폭발 실험을 해왔기 때문"이라며 "한때는 P5(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가 더 커지고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상대로 같은 입장을 공유했지만 러시아는 이제 북한과 동맹을 맺고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종결된 문제'로 묘사했다"고도 지적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네바 군축 회의에 참석한 중국 대표단은 "미국이 '중국 핵 위협론'을 과장하고 있다"며 "중국은 핵 문제에서 항상 신중하고 책임 있게 행동해 왔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또 핵탄두 보유량이 미국과 러시아에 비해 크게 적다며 현 단계에서 미국, 러시아와 새로운 군축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정부도 중국이 핵 군축 합의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힘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제안을 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핵군축 합의가 지연될 경우 미국·러시아·중국 3국의 핵군비 경쟁이 당분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