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빼앗긴 아이처럼 분노 발작"...트럼프 뼈 때린 노벨 경제학 석학

조한송 기자
2026.02.24 13:46

[WHY]

(워싱턴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6.2.12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소셜미디어(SNS)상에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법원을 "무능하고 멍청하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교역국이 이 판결을 이용하려 들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번 판결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과 함께, 관세라는 핵심정책이 흔들리자 무력감을 분노로 표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막말 수위 높아진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루스소셜 계정 갈무리

23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이용하는 국가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나라든 대법원의 터무니없는 결정으로 '장난'을 치려고 한다면, 특히 수년 심지어 수십년 간 미국을 '뜯어 먹어온' 나라는, 그들이 최근에 동의했던 것보다 더 높은 관세와 그보다 더 나쁜 것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는 유럽연합(EU)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EU는 관세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와 체결한 무역 협정 비준 관련 입법 작업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자국 대법원도 날선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같은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을 영어 소문자(supreme court)로 표기하면서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소문자로 쓰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무능한 대법원은 잘못된 사람을 위한 훌륭한 일을 했고 스스로를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골적으로 대법원을 향한 비난을 쏟아내면서 판결에 강한 뒤끝을 보인 셈이다. 트럼프는 대법관들을 "바보이자 애완견"이며 "매우 애국적이지 않고 우리 헌법에 불충실하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핵심 정책 타격...폴 크루그먼 "분노 발작"
시카고 한 마트에서 계란을 구매하는 시민의 모습/사진=로이터

트럼프가 연일 SNS상에서 공격 발언 수위를 높여가는 이유와 관련해서는 자신의 주요 협상 카드를 빼앗긴 데 대한 분노감이 깔려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2기 집권기 핵심정책으로 삼아왔다. 관세로 교역국을 위협, 대미 투자를 이끌어내는가 하면 에너지 흐름을 봉쇄해 패권을 장악하는 데 주력해왔다. AP통신은 "관세는 대통령직에 대한 그의 오만할 정도로 당당한(독단적인) 접근 방식을 상징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이 같은 '만능열쇠'가 사라졌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대법원 판결 직후 SNS를 통해 "대법원이 자신의 전능함을 증명할 유일한 지팡이를 꺾어버리자 그는 협상의 달인이 아닌, 장난감을 빼앗긴 아이처럼 '분노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것은 정책적 대응이 아니라 깊은 내면의 무력감의 표출"이라고 언급했다.

상호관세 위법 판결과 더불어 최대 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대안 관세' 조치에 따라 국제 무역 혼란은 오는 11월 중간선거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관세정책이 미국내 소비재 가격을 밀어올리면 미국 국민들의 정책 지지는 감소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관세의 공격적 사용을 기반으로 정치 경력을 쌓아온 트럼프에게 중대한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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