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 종료·대체관세 발효…교역국 "기존 합의 지켜라"

김종훈 기자
2026.02.24 15:10

유럽=버터, 대만=반도체, 일본=자동차 등에 관세 가산 및 피해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엔젤 패밀리(불법 체류자의 범죄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로이터=뉴스1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 발표한 관세가 24일(현지시간) 발효됐다. 세계 무역 파트너들은 기존 무역협상을 통해 합의한 관세율을 준수할 것을 트럼프 행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무역법 제122조 관세가 24일 0시1분부터 발효됐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은 관세 발효 몇 시간 전 현지 수입업체들에게 이날부터 10% 관세가 발효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 판결 직후 상호관세 대체를 위해 관세 10%를 부과한다고 했다가 세율을 1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CBS뉴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10% 세율을 이날 우선 발효한 다음, 세율을 15%로 인상하는 방안을 별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주요 교역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로 인해 일부 수출품목에 무역협상에서 확정한 것보다 높은 관세율이 적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새 관세가 기존 관세에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알렸다. 이 경우 버터, 플라스틱, 섬유, 화학제품 등 일부 품목 관세가 15%를 넘긴다는 것.

EU는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15%로 확정하고 의회 비준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상호관세 무효 및 트럼프 대통령의 대체관세 조치에 따라 비준 절차를 중단하고 트럼프 행정부에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기로 했다.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무역대표부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 무역정책을 세부적으로 파악하려면 최소 4개월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고했다. EU 회의에 참석한 회원국 대표 다수는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협상을 일단 고수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대만은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반도체 피해 가능성을 경계한다.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책임졌던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은 23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40분 간 통화하면서 앞서 무역협상을 통해 확정한 것보다 일본에 불리한 처사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달했다.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협상에서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를 15%로 확정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튿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무역협정 이행을 꾸준히, 확실히 추진해나갈 것"이라며 "미국 또한 그렇게 해줄 것을 계속해서 촉구하겠다"고 했다.

상호관세를 15%로 고정하고 반도체 수출품에 대해 조건부 관세 일부 면제 혜택을 약속받은 대만도 조건 변경이 있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역협상 책임자였던 청리춘 대만 부총리는 24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이번 사안을 의논했다면서 "미국이 다른 관세를 검토하는 중이라도 대만 기업들은 기존 합의에 따라 최대한의 대우를 계속해서 받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청리춘 부총리는 "이미 미국과 무역 협상을 체결한 국가들은 미국의 새로운 (관세) 수단에 직면했을 때 상대적으로 유리한 기반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만의 대미 무역 흑자가 관세 문제에서 계속해서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 관세 발효와 동시에 앞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했던 상호관세 징수는 중단된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실질 관세율이 16%에서 13.7%로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역법 제122조에 따른 관세 15%가 150일 기한을 채우고 폐지되면 실질 관세율은 9.1%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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