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엔비디아' 첫 흑전...'차이나 슈퍼개미' 2대 주주 등극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3.13 16:27
[서울=뉴시스]

중국 토종 펩리스(반도체 설계기업) 캠브리콘이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의 반도체 제재로 중국이 자국 칩 사용 확대를 독려한 결과다. 미국의 견제를 뚫고 캠브리콘의 기술이 추가 도약할지 주목된 가운데 조단위 자금을 굴리는 중국의 대표적 '슈퍼개미'가 개인 기준 캄브리콘의 2대 주주로 올랐다. 현지에선 그가 AI 반도체 장기 성장에 베팅한 것 아니냔 해석이 나온다.

13일 디이차이징 등 중국 주요 경제매체는 캄브리콘이 내놓은 2025년 연간 보고서를 토대로 회사가 지난해 20억5900만위안(약 4463억원) 규모이 순이익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고 보도했다. 매출은 64억9700만위안(약 1조4080억원)으로 전년보다 453.21%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캄브리콘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전 세계 AI(인공지능) 산업은 고속성장 궤도에 진입했다"며 "AI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반인 연산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 생명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고생대 '캄브리아기'와 반도체 핵심 소재 '실리콘'에서 이름을 딴 캄브리콘은 2016년 중국과학원(CAS) 출신 천톈스, 천윈지 형제가 창업했다. 중국 칩 통제에 나선 미국이 2022년 캄브리콘을 제재 대상으로 정하며 핵심 협력사이던 대만 TSMC와의 거래가 중단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중국이 자국 칩 자립에 나서자 늘어난 토종 칩 설계 수요를 빨아들이며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캄브리콘의 첫 흑자전환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칩 제재 전략을 일부 수정하는 국면과도 맞물렸다. 미국은 엔비디아 최고성능 칩 블랙웰의 바로 아랫단계인 H200의 조건부 중국 수출을 허용한 상태다. 이에 중국 관영언론에선 적당한 수준의 칩 수출을 통해 미국과 최소 한 세대 이상의 기술 격차를 벌려 통제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단 반응이 나왔다. H200 유통으로 캄브리콘을 포함한 중국 칩 산업 생태계가 H200 급 이상 기술돌파 동력을 마련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

새 국면으로 전환한 미국의 견제가 캄브리콘의 추가 도약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관건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연간보고서를 통해 개인 투자자 장젠핑이 캄브리콘의 지분 1.62%(681만4900주)를 보유해 개인 기준, 천톈스 캄브리콘 회장에 이은 2대 주주로 등극한 사실도 처음 알려졌다.

장젠핑은 중국 A주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개인투자자로 '뉴산(牛散, 대형 자금을 굴리는 개인투자자)'으로 통한다. 운용 자금은 수조원대로 추정된다. 그가 보유한 캄브리콘 지분 가치만 75억위안(약 1조6250억원) 규모다. AI, 반도체, 신에너지, 바이오 등 대형 테마주 지분을 상위 주주까지 올라갈 정도로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투자 스타일로 유명하다.

특히 중국 통신 장비 회사 둥팡통신과 AI 서버기업 중커쉬광 등에 투자해 3배 이상의 수익을 내며 중국 투자 커뮤니티에선 "장선생이 무엇을 매집했나"가 투자 신호로 사용된다. 현지 투자커뮤니티에선 그가 캄브리콘의 주요 주주가 된 것을 두고 AI 반도체 장기 성장에 베팅한 것 아니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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