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옛 국방부) 장관 측이 지난달 28일 미국,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전 방위산업 관련 펀드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부처를 통해 보도를 부인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자들이 기밀을 이용해 사익을 취한다는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FT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 헤그세스 장관 측에서 활동하는 모건스탠리 소속 브로커(주식 거래 중개인)가 지난달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 연락해 블랙록이 운용하는 방위산업 상장지수펀드(ETF)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블랙록에서도 '고위 인사의 투자 문의'로 이목을 끌었던 건이라고 한다.
논의 대상이었던 펀드는 '아이셰어즈 디펜스 인더스트리얼즈 액티브'로, RTX와 록히드마틴, 노스럽그러먼 등 미국 방산 대기업과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등이 해당 ETF 자산으로 편입돼 있다. 해당 ETF는 이란 전쟁 개전 직전인 지난달 27일 주당 35.87달러에 거래됐으나, 한 달 사이 12% 넘게 하락했다. 30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1% 하락한 31.42달러였다.
논의 당시 IDEF는 모건스탠리 고객이 매수할 수 없는 상품이었기 때문에 투자는 진행되지 않았다. FT는 투자가 무산된 덕분에 헤그세스 장관이 손실을 면하긴 했지만, 전쟁부 장관이 대규모 군사작전 개시를 앞두고 관련 종목 투자를 검토한 사실 자체가 문제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전쟁부는 숀 파넬 대변인을 통해 "헤그세스 장관이나 그 대리인이 블랙록에 투자 관련 접촉을 한 적이 없다"며 "근거 없고 부정직한 중상모략"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자가 기밀 정보를 이용해 재산을 불린다는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24일 자신의 블로그 게시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이란과 협상 진전 소식을 발표하기 직전 원유 선물 시장에서 비정상적인 거래가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당시 시장을 움직일 만한 경제 지표 발표나 연준(연방준비제도·Fed) 관계자의 연설 등 공개된 뉴스가 전혀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미리 알고 있던 누군가가 이 정보를 이용해 순식간에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