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였던 레자 팔레비가 독일 베를린을 찾아 이란 정권 교체를 호소한 가운데 기자회견 도중 붉은 액체를 맞는 돌발 상황을 겪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레자 팔레비는 23일(현지 시간)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한 남성의 기습을 받았다.
공개된 영상에는 용의자가 뒤에서 접근해 토마토주스로 추정되는 붉은 액체를 그의 목과 어깨에 끼얹는 장면이 담겼다. 독일 경찰은 현장에서 곧바로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레자는 대기 중이던 차를 타고 자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그의 발언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레자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이란과의 휴전 연장 방침을 강하게 비판하며, 외교적 해법은 이미 한계를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행동을 "인도주의적 개입"이라고 평가하며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그는 이란 정권의 기반 시설을 겨냥한 공격이 오히려 국민의 요구라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독일 방문 자체도 시작부터 잡음이 이어졌다. 독일 정부는 레자와의 공식 접촉을 거부하며 개인 자격의 방문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대해 그는 기자회견에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베를린 시내에서는 방문 기간 내내 지지자와 반대 세력이 동시에 집회를 열며 긴장감이 이어졌다. 지지자들은 옛 왕정 깃발을 흔들며 환영했지만, 이란계 단체들은 "독재 정권의 후계자에게 발언 기회를 주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레자는 1979년 이란 혁명으로 축출된 이란의 마지막 샤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의 장남이다. 그는 군주제 지지자들의 지지를 토대로 이란 신권 체제의 대안을 자처하고 있지만, 비판론자들은 그가 민주적 정당성이 부족하고 이스라엘과 너무 가깝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