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트럼프 '미군 감축', 보복 아냐…협력 관계 포기 안 해"

정혜인 기자
2026.05.04 07: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3월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이란 전쟁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갈등에도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3일(현지시간) 독일 공영 ARD 방송과 인터뷰에서 "대서양 동맹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력 또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독일 주둔 미군 감축 결정은 새로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조금 과장된 측면이 있을 수 있지만 새로운 일은 아니다"라며 국방부의 이번 결정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미국의 '보복 조치'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메르츠 총리는 인터뷰에서 미국의 전쟁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은 유지하면서도 "이란이 절대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에는 동의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 전쟁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이는 비밀도 아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며 "미국이 우리에게 중요한 파트너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미국은) 북대서양 동맹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전했다.

메르츠 총리와 트럼프 총리는 최근 이란 전쟁과 관련해 서로를 비판하는 갈등을 빚었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달 27일 독일의 한 고등학교 연설에서 미국이 전략도 없이 이란 전쟁을 시작해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메르츠 총리에 대해 "형편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루스소셜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츠 총리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지지한다고 주장하며 독일 주둔 미군 감축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후 미 국방부(전쟁부)는 지난 1일 독일 주둔 미군 5000명 감축을 발표했고,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 내 미군 병력을 5000명보다 많게 줄일 것"이라며 추가 감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메르츠 총리는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와 합의한 미국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독일 배치 계획이 당분간 보류될 것임을 시사하며 보류 이유로 미국의 무기 비축량 감소를 언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과 이란 전쟁으로) 미국 자체적으로도 현재 충분한 (군사 무기) 재고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객관적으로 미국이 이런 종류(토마호크 미사일)의 무기 체계를 (다른 국가에) 내줄 여지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전문가를 인용해 독일 주둔 미군 5000명 감축은 독일에 파견된 전체 미국 병력 중 14%에 불과하다며 유럽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토마호크 등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배치 계획 철회라고 보도한 바 있다. 독일 국방부 정무실장을 지냈던 니코 랑게 독일 국제안보·위험분석연구소 소장은 "유럽이 심각한 안보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재래식 억지력의 공백이 해소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며 "유럽에도 군대가 있지만, 해당 능력을 자체적으로 보유한 국가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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