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34도' 104년 만에 최고 기온..."밖에서 일하지 마" 열돔 갇힌 유럽

조한송 기자
2026.05.26 10:31

열돔 현상이 기온 높여...이탈리아 등은 야외 근무 제한

[멜버른=AP/뉴시스] 27일(현지 시간) 호주 멜버른의 기온이 치솟아 폭염이 이어지자, 청소년들이 세인트킬다 부두에서 물로 뛰어들고 있다. 멜버른 기온이 43도로 예보되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26.01.27. /사진=민경찬

영국, 프랑스, 스페인등 등 유럽 전역이 열돔 현상으로 5월부터 이례적인 무더위를 겪고 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국립기상청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런던 큐 가든에서 기온이 34.8도로 관측, 5월 기록상 가장 더운 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22년에 기록된 영국의 이전 5월 최고 기록인 32.8도를 104년 만에 경신한 것이다. 영국에서는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폭염이 발생하는 빈도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이른 폭염은 유럽 상공에 넓게 자리 잡은 강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기압이 자리할 때 기온이 오르는데 여기에 남쪽에서 밀려온 따뜻한 공기까지 유럽으로 흘러들면서 '히트 돔(열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영국 보건보안청은 잉글랜드 전역에 '열 건강 경보'를 발령하고 열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폭염 전문가인 영국 레딩대학교의 악샤이 데오라스 수석 연구원은 "기온이 갑자기 오르면 몸이 아직 더위에 적응하지 못해 어르신이나 어린이, 지병이 있는 분들의 건강에 큰 부담이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폭염은 앞으로 며칠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특히 프랑스와 스페인 등 일부 지역은 기온이 30도 후반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된다. 프랑스 파리는 지난 주말 올해 처음으로 31.9도까지 올랐다. 폭염으로 파리에서 10km 달리기 중이던 한 남성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서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야외 근무 제한 정책을 시행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폭염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기후 변화의 영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유럽연합(EU)의 기상 정보 기관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 등은 지난 4월 전 세계 대륙 중 유럽 지역의 온난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해마다 폭염이 잦아지면서 산불을 비롯한 여러 피해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여름에는 지구의 평균 기온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엘니뇨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엘니뇨가 지역마다 기온과 강수량에 영향을 주며, 보통은 지구를 더 뜨겁게 달구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엘니뇨가 발생했던 2024년에는 전 세계 평균 기온이 역사상 가장 높았다.

이번 유럽 폭염이 엘니뇨 현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나 유럽 각국은 어느 때보다 무더위에 대한 경계 태세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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