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또 충돌한 영국 총리…"英 정치에 개입해 분열 조장"

양성희 기자
2026.06.05 11:00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사진=로이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영국 정치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머스크 CEO가 영국 백인 청년 살인사건과 관련한 영국 경찰의 대응을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사건은 영국 내에서도 인종 역차별 논란을 일으키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BBC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4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최근 며칠 동안 또다시 우리 정치에 개입해 분열을 조장하려 한다"면서 "이는 영국이 추구하는 모습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 사람들은 합리적이고 관용적"이라며 "우리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하고 헨리 노왁 사건 같은 끔찍한 일이 발생했을 때 그의 가족처럼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영국 백인 청년 헨리 노왁은 시크교도 빅럼 디그와에게 흉기 공격을 당하고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그런데 범인인 디그와는 경찰에 자신이 노왁에게 인종차별적 공격을 당했다고 거짓말 했다. 경찰은 쓰러진 노왁에게 수갑을 채운 채 방치했고 결국 노왁은 숨을 거뒀다. 디그와는 지난 1일 살인 혐의로 최소 21년 복역을 포함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인종 역차별 논란을 일으키며 대대적인 시위로 번졌다. 노왁 가족은 판결 선고 후 성명을 내고 "경찰 대응이 비인간적이고 모욕적이었다"고 비판하면서도 "노왁의 죽음이 더 큰 분열과 증오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 내에서 논란과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머스크 CEO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 X에 여러 차례 글을 올려 이 사건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 2일엔 "노왁이 죽어가는 순간에도 경찰이 얼마나 그를 끔찍하게 대했는지, 반면 경찰이 살인자에게는 얼마나 비겁하게 굴복했는지 보여주는 영상을 모든 사람에게 공유하라"고 썼다. 또한 "기존 주류 언론이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해서는 수백만번이나 기사를 써놓고 노왁 사건은 완전히 침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플로이드는 2020년 미국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이다.

스타머 총리와 머스크 CEO는 이전에도 충돌한 적 있다. 지난해 1월 머스크 CEO는 스타머 총리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 아동 성범죄 집단을 제대로 기소하지 못했다고 비난했고 이에 대해 스타머 총리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스타머 총리는 최근 노동당 한 의원이 머스크 CEO의 AI(인공지능) 기업 xAI 플랫폼이 자신을 성적 대상화한 가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사용됐다며 낸 소송에서 해당 의원을 지지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