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의 회원국 가입을 위한 협상 첫 단계를 시작했다. 지난 2022년 러시아 침략이 시작된 후 우크라이나가 가입을 신청한 지 4년 만이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타라스 카츠카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27개 회원국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해 EU 표준에 맞추기 위한 협상을 개시했다.
후보국은 환경·농업·사법·안보 등 35개 분야 6개 클러스터에서 EU 기준에 맞추기 위해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 사법과 자유, 기본권 등 EU 기본 원칙을 다루는 첫번째 클러스터는 가장 먼저 협상이 시작되지만 가장 늦게 끝나 전체 협상의 속도를 좌우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EU 가입을 핵심 외교 목표로 삼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EU 회원국 지위를 통해 전쟁 후에도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사실상 거절하면서 EU 가입이 최선의 선택지로 부상했다.
카츠카 부총리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략과 유럽에 대한 위협을 영구적인 정책으로 삼고 있다"며 "우리가 단결해야 하는 이유이자 EU에 더 빨리 가입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몰도바와 함께 2022년 EU 가입을 신청해 같은 해 6월 후보국 지위를 획득했다. 다만 친러시아 우파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당시 헝가리 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협상 개시부터 난항을 겪었다. EU 가입을 위해선 27개 회원국 모두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올해 4월 헝가리 총선에서 머저르 페테르가 승리, 정권 교체를 이루면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길이 열렸다. 우크라이나는 신속한 가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원국간 입장은 엇갈린다. 헝가리의 경우 머저르 신임 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지만 우크라이나가 모든 협상을 마치더라도 가입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의 최종 가입까지 10~15년의 장기전이 예상된다.
마리아 말머 스테너가드 스웨덴 외무장관은 "EU에 가입하려는 국가들이 진정으로 유럽, 특히 유럽연합의 일원이 되기를 원하고 우리와 협력할 의향이 있는 국가들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내비쳤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달 EU 회원국들에게 우크라이나가 완전한 가입 절차를 거치는 동안 의결권 없는 '준회원국'으로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지만 우크라이나의 반발을 샀다.
마르타 코스 EU 확장 담당 집행위원은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하는 와중에도 EU 안에서 번영하고 안전한 우크라이나로 가는 길도 만들어가고 있다"며 "사회 전체가 우크라이나가 쌓아 올리려는 모멘텀을 붙잡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