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계가 철학도를 대거 채용하는 까닭 [PADO]

PADO 국제시사문예지
2026.07.04 05:00
[편집자주] 보통 철학이라고 하면 '돈벌이' 또는 '고액 연봉'과 무관한 지고한 진리와 가치를 추구하는 학문으로 여겨져왔지만 이제 이런 관념도 바뀌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이코노미스트의 6월 27일자 기사에 따르면 대형 AI 기업들이 철학 전공자들을 대거 채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주요 대학의 철학과 출신들은 이제 컴퓨터공학과 출신보다 일자리 찾기가 쉬워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AI 시대를 맞아 이젠 '질문하기'가 '대답하기'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기존 지식을 빨리 찾아 정리해 대답하는 일에서 AI를 이기기가 어렵습니다. 무한한 비밀을 품고 있는 세상과 인간에 대해 인류가 지금까지 발굴해놓은 지식을 찾고 정리해 알려주는 것은 이제 AI가 맡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인간에게 남은 가장 인간적인, 그리고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일은 바로 질문하는 일입니다. 철학도들이 '돈벌이'에 약했던 것은 지금까지의 일들이 주로 '대답하기'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재의 한국식 철학 공부가 AI 시대에 지금 그대로 각광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한국의 대학들에서 철학을 '대답하기' '지식 쌓기' 영역에 속하는 것처럼 공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것은 이 기사에서 말하는 '철학하기(philosophize)'라기 보다는 지식으로서의 철학, 즉 철학학설사입니다. AI가 인류를 기존 지식을 검색하고 정리하는 단순 지식노동에서 해방시켜 세상과 인간이 품고 있는 넓고 두꺼운 진리의 바다를 향해 거듭 새롭게 질문하고 탐색하는 본연의 '철학하기'를 되살려내기를 기대합니다. 진리는 보는 만큼 보이고, 묻는 만큼 대답합니다. 이젠 '묻기'의 시대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픽=PADO(생성AI 사용)

10년 전, AI 혁명이 본격적인 속도를 내기 시작했을 당시 인문·예술계 학생들은 취업 경쟁력을 갖추려면 "코딩을 배워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조언이었을지도 모른다. 오늘날에는 오히려 프로그래머들이 AI에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길까 봐 불안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철학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올해 초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철학을 전공한 졸업생들은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동년배보다 취업해 있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가 집계된 가장 최근 연도인 2024년 기준으로 컴퓨터공학 전공자의 실업률은 7%였던 반면, 철학 전공자의 실업률은 5.1%에 그쳤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AI 기업들에 의해 앞다퉈 채용되고 있다. 루치아노 플로리디 예일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졸업하기도 전에 입사 제의를 받고 있다고 말한다. 학자들의 인력 이동도 이어지고 있다. 플로리디 교수는 철학과 교수진에서 인력이 빠져나가는 규모를 "출혈"에 비유한다.

철학이 AI 연구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교훈 가운데 일부는 아주 오래된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플라톤이 묘사한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은 짐짓 무지(無知)한 척하며 계속 질문함으로써 개념의 의미를 명확히 하고, 모순을 찾아내며, 그 함의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현재의 많은 AI 시스템은 아첨하는 경향을 보인다. 뮌헨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대학교의 철학·AI 전문가인 외르크 놀러는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으로 학습한 모델은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는 데 덜 집착하고, 진실을 추구하려는 의지가 더 강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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