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말고 놀게 해달라"…미국 학부모들, 학교에 '쉬는시간' 요구

차유채 기자
2026.07.22 04:40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줄어든 학교 '쉬는시간을' 되찾기 위한 학부모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학부모들이 성적 향상을 위해 줄어든 쉬는시간이 아이들의 사회성과 정서 발달을 해친다며 쉬는시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간호사 캐스린 트루먼은 아들이 유치원에 입학한 뒤 하루 쉬는시간이 20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운동에 나섰다. 그 결과 테네시주는 지난해 초등학교에서 하루 최소 40분의 쉬는시간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비슷한 움직임은 뉴햄프셔와 미시간, 뉴욕 등으로 번지고 있다. 미시간주의 한 학부모는 하루 최소 60분의 쉬는시간을 요구하는 청원을 벌여 13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고, 일부 주에서는 쉬는시간 의무화를 위한 입법도 추진 중이다.

미국 학교의 쉬는시간은 2000년대 들어 시험 성적 중심 교육이 강화하면서 크게 줄었다. 읽기와 수학 수업을 늘리는 대신 쉬는시간을 축소하거나 아예 없앤 학교가 늘었고, 대부분의 주가 최소 수업시간만 규정할 뿐 쉬는시간 기준은 마련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놀이 시간이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최근 쉬는시간 권고 대상을 초등학생에서 중·고등학생까지 확대하며 하루 최소 20분 이상, 한 번에 몰아서보다 여러 차례 나눠 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권고했다. 연구진은 쉬는시간이 또래 관계 형성과 스트레스 해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이 주목하는 사례는 핀란드다. 핀란드 학교는 날씨와 관계없이 수업마다 약 15분씩 야외 활동 시간을 운영하며 "아이의 일은 노는 것"이라는 교육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실제 미국 뉴햄프셔주의 한 초등학교도 올해부터 등교 시간을 조정해 아침 쉬는시간을 신설했고, 하루 총 쉬는시간을 50분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 측은 "수업 시간이 다소 줄었지만 학습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며 "아이들에게는 충분한 놀이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