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다리털 보기 싫어"...일본 폭염 대책에 뜻밖의 남녀갈등

박효주 기자
2026.07.23 10:49
폭염 속 에너지 절약을 위해 일본 도쿄도가 직장인들 반바지 출근을 권장하고 나서면서 예상 밖 논쟁이 벌어졌다. 사무실에서 드러난 남성들 맨다리와 다리털을 두고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다리털 괴롭힘'을 뜻하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사진=BBC 갈무리

폭염 속 에너지 절약을 위해 일본 도쿄도가 직장인들 반바지 출근을 권장하고 나서면서 예상 밖 논쟁이 벌어졌다. 사무실에서 드러난 남성들 맨다리와 다리털을 두고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다리털 괴롭힘'을 뜻하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22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유리코 코이케 도쿄도지사는 지난 4월 기존 '쿨 비즈'(Cool Biz)를 확대한 '도쿄 쿨 비즈'를 도입했다.

정장과 넥타이 대신 티셔츠와 운동화 등 격식 없는 복장을 허용하고, 업무 특성에 따라 반바지 착용도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기록적인 폭염 속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냉방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시행 약 4개월 만에 현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무더위 속 편하게 일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일부 여성 직장인들은 남성 동료 맨다리 노출이 불편하다고 지적한다.

여성은 다리를 드러낼 경우 여전히 스타킹 등 단정한 복장을 요구받는 경우가 있는데 남성에게만 반바지 선택권이 확대된 것은 불공평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동료의 다리털을 원치 않게 보게 되는 상황을 불쾌감으로 표현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를 두고 정강이를 뜻하는 일본어 '스네'(すね)와 괴롭힘을 뜻하는 '하라스먼트'를 합친 '스네하라'(スネハラ)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논란이 커지면서 남성들 사이에서는 다리털 관리가 새로운 직장 예절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 미용의료업계에서는 반바지 착용을 앞두고 제모 상담을 받는 남성이 늘고 있다. 일본 남성 전문 미용의료 업체 고릴라 클리닉 후나츠 아키후시 원장은 BBC에 "최근 고객들은 단순한 미용 목적뿐 아니라 반바지를 입을 때 사회적 매너 차원에서 제모를 한다"고 설명했다.

논란에도 도쿄도는 반바지 착용 권고의 취지는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도쿄도 환경 담당자인 노보루 와타나베는 "혹독한 더위 속에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려는 것"이라며 "누구에게도 불쾌감을 주지 않는 복장이라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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