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력한 '엔화부양' 공조… 中 견제·국채금리 방어 포석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8.06 04:05

亞통화 관리나선 베선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사진)이 4일(현지시간) 엔화에 대한 시장개입을 설명하면서 한국 원화와 중국 위안화 변동성을 언급한 것은 미국이 외환조치에 나선 만큼 자국통화 평가절하를 정당화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당분간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약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로이터=뉴스1

"엔저, 아시아 통화 동반약세 유발"

베선트 장관의 발언에선 엔저로 일본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 아시아 다른 국가들도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국통화 강세를 용인하기 어려워진다는 인식이 드러났다. 엔저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 통화의 동반약세를 촉발한다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엔화가치가 1년 새 달러당 30엔 하락하면서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국가의 수출경쟁력이 약화했고 결국 통화위기를 악화시켰다는 설명이다. 지금도 엔저를 방치하면 원화와 위안화 등으로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 압력이 확산할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원화에 대한 언급은 한국의 수출·가격 경쟁력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3일 한국을 4차례 연속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했다. 한국에 대미투자 결정을 압박하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막대한 규모의 대미투자가 원화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이에 미국이 나서주는 대신 투자결정을 빨리 하라는 요구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이란 해석도 있다. 중국기업들은 '트럼프 관세'로 미국시장 판로가 막힌 대신 가격경쟁력을 발판으로 아시아·남미·아프리카지역 수출을 늘려왔다. 중국이 엔저를 빌미로 위안화 절상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수출경쟁력을 키우지 못하게 억제한다는 취지다.

연준 '비상대출' 동원…미 국채금리 급등 방어

베선트 장관은 엔화를 부양하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보유한 유로화와 위기대응용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동원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례적으로 강력한 메시지라는 평가다.

미국이 연준의 위기대응용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인 '해외·국제통화당국(FIMA)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기구'를 활용한 것은 미 국채금리 상승이 부담스러운 트럼프행정부의 이해관계가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외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 국채를 연준에 담보로 맡기면 연준이 달러화를 제공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미일공조 개입으로 엔화가치가 급반등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저금리 엔화를 빌려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뒤따르면서 원화약세(원/달러 환율 상승)가 오히려 가속화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대거 회수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증시와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냉각되면 한국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 원화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엔화 관련 메모가 포착된 데 대해선 "원래 '이란 최고지도자와 점심 먹기' '푸틴과 테니스 치기' 같은 '할 일 목록' 작성을 마무리하려다 '일본 엔화 50억~100억달러 매수'까지만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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