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보다 기대" 희비 갈린 빅테크

조한송 기자, 백소희 기자
2026.08.07 04:02

엔비디아, 머스크 "독점 사용" 한마디에 주가 급등
구글·샌디스크, 호실적 불구 미래 전망 우려에 하락

반도체종목의 주가는 '실적'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다시 드러났다. 시장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하는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최고경영자·사진)는 X 게시글을 통해 "스페이스X는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만 독점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며 "그 이유는 엔비디아가 최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에 대한 머스크의 극찬은 지난 4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부터 이어졌다. 엔비디아의 '베라루빈 NVL72' 랙스케일 시스템의 디자인이 현재 그 어떤 제품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랙스케일은 GPU, CPU(중앙처리장치), 네트워크 스위치, 메모리, 전력공급장치, 액체냉각시스템 등을 하나의 랙에서 통합제공하는 AI(인공지능) 인프라 구조다.

구체적으로 머스크는 "베라루빈 아키텍처가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며 엔비디아 칩을 기반으로 AI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우리는 엔비디아 칩만 독점적으로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이 독점 파트너십은 지상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의 루빈 GPU와 베라 CPU가 탑재될 예정인 AI위성인 '스타마인드 AI-1' 궤도 컴퓨팅 위성프로젝트까지 모두 포함한다.

희비 엇갈린 빅테크 기업 주가/그래픽=김다나

이 소식에 5일 엔비디아 주가는 3.43% 오르며 5일 연속 상승했다. AI 인프라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는 엔비디아는 이번 스페이스X와 독점계약으로 신규 매출원도 확보했다. 엔비디아는 앞으로 수백억 달러의 칩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반면 스페이스X에 칩을 공급하던 AMD(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스) 주가는 충격을 받았다. 자사 GPU인 '인스틴트 MI450'을 스페이스X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사업자)의 대안으로 만들려던 AMD의 계획이 물거품이 된 셈이다. 이날 AMD 주가는 7% 이상 하락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X에 "데미스 허사비스가 구글 딥마인드 CEO 자리에서 물러나 딥마인드 회장 겸 알파벳 CSO(최고과학책임자)가 된다"고 밝혔다. CTO(최고기술책임자)였던 코라이 카부쿠오글루가 딥마인드 수석 부사장으로 모든 AI모델 개발을 총괄한다.

이는 AI 개발의 핵심 인사가 잇따라 회사를 이탈한 여파다. 기존 CSO 제프 딘은 다른 임원급 직원 3명과 함께 구글을 떠나 AI스타트업을 공동창업한다. 앞서 현대 LLM(거대언어모델)의 기반으로 평가받는 트랜스포머 아키텍처 관련 논문의 공동저자인 노엄 샤지어가 구글에서 오픈AI로 이직해 화제가 됐다. 이런 가운데 AI모델 신제품 출시는 늦어진다. 구글 또한 좋은 실적을 보이고도 앞으로 전망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4% 떨어졌다.

플래시 메모리반도체 회사인 샌디스크 또한 양호한 분기실적을 올리고도 주가가 밀렸다. 실적 가이던스가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미쳐서다. 샌디스크는 2026회계연도 4분기(올 4~6월) 조정EPS(주당순이익)가 39.25달러, 매출액이 89억7000만달러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컨센서스(전망치)인 조정EPS 34.96달러, 매출액 84억8000만달러를 각각 웃돌았다. 그럼에도 2027회계연도 1분기(올 7~9월) 매출액을 103억~108억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에 못미친다. 샌디스크 주가는 이날 정규거래 때 5.4% 하락한 데 이어 시간외거래에서도 떨어졌다.

한편 일본 소프트뱅크(SBG)는 2026회계연도 1분기(4~6월) 순이익이 전년 대비 17.7% 감소한 3473억엔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인수한 인텔 지분 2%의 평가손익이 대폭 증가해 그나마 손실폭이 줄었다. 이 기간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9% 늘어난 2조196억엔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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