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관련주, 버블 아니어도 급격한 조정 가능…ECB 경고 왜?

권성희 기자
2026.08.18 09:36
뉴욕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기술주 조정이 반드시 비이성적인 낙관에 의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현재 밸류에이션이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해도" 일어날 수 있다고 유럽중앙은행(ECB) 연구원들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ECB 연구원들은 이날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AI(인공지능) 투자 호황을 19세기 철도 붐과 1920년대 전기 및 라디오 확산, 21세기 초 닷컴 버블 등 이전의 혁신 주도형 투자 열풍과 비교했다.

그들은 "각 사례 때마다 진정한 혁신 기술이 투자 자금을 끌어 모았고 그 기술을 도입한 기업들의 주식시장 가치는 강력하게 올랐다가 급격하게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기술적 돌파구는 초기 단계에서는 경제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이 불투명해 "극심한 불확실성"을 초래하며 획기적인 혁신의 초기 단계에서는 엔비디아 같은 선도적인 기업들이 초기 투자자들에게 중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초기 투자자들은 최악의 경우 투자한 돈을 모두 잃을 수도 있지만 기술이 성공하면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연구원들은 이같은 비대칭적인 손실 위험과 수익 가능성을 옵션 가치라고 표현하며 "이러한 옵션 가치가 기술을 조기에 도입한 기업들의 주식 가치를 끌어올려 주가수익비율(PER)을 급격하게 상승시킨다"고 했다.

하지만 기술이 성공해 경제에 폭넓게 확산되면 상황이 변한다. 혁신적 기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개별 기업에서 전반적인 경제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은 "이런 상황에서 이 기술에 문제가 생기면 경제 전체가 타격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개별 기업과 관련된 리스크와 달리 경제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은 "분산 투자로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자신이 감수하는 리스크에 대한 보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게 된다고 밝혔다.

AI가 성공적으로 도입되면 기업들의 이익은 증가하지만 리스크 프리미엄은 높아져 오히려 주식의 밸류에이션(PER)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기업의 이익은 늘어도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의 요구 수익률은 높아져 주가는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원들은 또 기술주 호황과 붕괴 사이클이 "과도하게 자신감이 넘치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투자자들"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투자자들은 "주가를 펀더멘털 이상으로 끌어올린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과도한 확신이 잦아들면 주가는 합리적인 시나리오에서보다 더 급격하게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자신들의 논리가 기술주가 현재 수준에서 더 오를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AI가 충분히 혁신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면 조정 이후에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은 훨씬 더 높이 올라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같은 호황과 붕괴의 사이클은 "지나간 이후에야 파악할 수 있으며 우리가 이 사이클의 어디에 서 있는지" 미리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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