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을 돕는 데 관심이 없다고 말했을 때 기분이 별로였다(not hhappy)"고 말했다. 지난 17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간 전화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불만을 드러낸 지 이틀만에 또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등의 요청을 사양했다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한국이 원유 수입의 60%를 호르무즈 해협에서 들여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미연합훈련 대폭 축소 지시와 관련해선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친분이 있고 적어도 내 임기 동안에는 그가 잘 행동하고 있는데 (훈련을 하는 것이 김 위원장에겐) 굉장히 모욕적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바이든도, 오바마도 좋아하지 않았지만 나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데도 우리가 북한을 상대로 한 대규모 군사 훈련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적어도 앞으로 2년 반 동안은 어떤 일도 일어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내가 있는 동안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재개하려는 목표가 여전히 비핵화인지, 비핵화 성공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대해선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핵무기 보유국 인정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를 공식적인 목표로 밝힐 경우 북미 대화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북한이 강력한 핵무기 57개를 보유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그동안 한미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공동 목표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지 않았던 기존 접근법을 뒤집고 북한을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언급과 관련,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한국 정부는 여러 계기에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자유로운 통항 회복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을 밝힌 바 있다"며 "대한민국 법령과 기본 정책상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여러 실질적 기여 방안에 대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미측과 계속 긴밀하게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머지않아 미국에서의 존경하는 트럼프 대통령님과의 재회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