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못 만들 작품'…중국 초저예산 애니메이션 '뉴라이' 돌풍

윤세미 기자
2026.08.20 21:47
사진=틱톡

중국에서 초저예산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영화 '뉴라이'가 입소문을 타고 예상 밖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조악한 그림과 서투른 연출이 화제를 모으면서 온라인 밈으로 자리 잡은 결과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 '뉴라이(牛来·Niu Lai)'는 소셜미디어와 현지 언론을 통해 이색적인 제작 과정과 허술한 완성도가 알려지면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영화는 갓 태어난 송아지 뉴라이가 다양한 모험을 하면서 용기와 책임을 배우고 성장하는 이야기다. 애니메이션 제작 경험이 전혀 없던 어머니와 아들이 직접 작품 제작에 뛰어들어 5년에 걸쳐 만든 작품이다. 두 사람은 작화부터 성우 연기까지 독학으로 익혔다. 어머니는 각본뿐 아니라 엔딩곡을 직접 만들었다. 이런 배경 탓에 작품의 완성도는 기존 상업용 애니메이션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게 사실.

그러나 관객은 이러한 허술함에 끌리고 있다. 중국 일일 박스오피스에서는 마블 스튜디오의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에 이어 2위까지 올라섰다. 20일 기준 누적 박스오피스 수입은 400만달러(약 55억8000만원)를 넘어섰다. 영화 속 캐릭터를 활용한 장난감뿐 아니라 각종 밈과 코스프레도 등장했다.

일부 관객들은 5년에 걸쳐 사람의 손을 거친 정성이 AI로 제작한 애니메이션보다 낫다며 호평했다. 한 관객은 "이런 만화는 AI도 만들지 못한다"면서 농담 섞인 평가를 내놨다.

뉴라이의 예상밖 흥행을 두고 중국 젊은 세대의 반항적인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완성도 높은 상업 영화가 아닌 아마추어 제작물이 대형 흥행작들과 경쟁하는 모습 자체가 관객들에게 일종의 해방감과 재미를 줬다는 분석이다.

영화는 중국 증시까지 뒤흔들 태세다. 사명에 '소(牛)'가 들어가는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세를 펼치면서다. 인민은행이 밈 주식 투자에 이례적으로 경고를 내놓을 정도다. 인민은행 산하 매체는 "영화를 보고 즐기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특정 단어에 기대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합리적 투자라기보다 망상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뉴라이와 같은 초저예산 영화의 성공을 따라하는 게 어렵다고 본다. 상하이의 애니메이션 제작자 량샤는 이런 흥행은 "실현 가능성이 낮고 예측하기 어려우며 재현하기도 불가능한 사건"이라며 "콘텐츠 자체보다 대중의 감정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영화 팬이 직접 포스터를 제작하고 있다./사진=틱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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