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트럼프 길'을 '타코 길'로?…관세 갈등이 부른 '지명 전쟁'

정혜인 기자
2026.08.29 09:29

캐나다 수도 오타와 '트럼프로' 변경 추진…
새 도로명 후보 '타코로'·'오바마로'·'펠로시로'

캐나다 수도 오타와 센트럴파크 구역 내 주택가 도로인 '트럼프로'(Trump Avenue)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접경지인 온타리오호의 미국 내 명칭을 '아메리카호'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캐나다가 25년간 사용한 자국 내 '트럼프 길' 명칭을 '타코(TACO) 길'로 바꾸겠다고 맞섰다.

2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캐나다 수도 오타와 시의회는 전날 센트럴파크 구역 내 주택가 도로인 '트럼프로'(Trump Avenue) 명칭을 변경하기 위한 첫 단계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트럼프로'는 1990년대 후반 당시 뉴욕의 유명한 부동산 사업가이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센트럴파크 구역은 뉴욕의 주요 지명이나 인물, 문화적 요소를 활용해 지은 도로 명칭이 모여있는 곳이다.

오타와 시의회의 이번 표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의 무역협상 결렬에 대한 보복으로 온타리오호 이름을 아메리카호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맞대응이다. 양국 무역 갈등 격화 속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자고 주장한 데 이어 온타리오호 명칭까지 바꾸자, 캐나다 내 반미(反美) 여론이 격화했다. CNN에 따르면 오타와의 일부 시의원은 "수도 내 어떤 곳에도 트럼프의 이름을 붙이고 싶지 않다"고 했고, '트럼프로' 명칭에 대해 "수치스럽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캐나다는 매우 유감스럽게도 무역 거래에 있어 오랜 시간 미국을 등쳐먹었다"며 온타리오호 이름을 아메리카호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온타리오호의 이름을 '아메리카호'로 변경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오대호 중 하나인 온타리오호는 미 뉴욕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사이에 있다./AP=뉴시스

팀 티어니 오타와 시의원은 CNN과 인터뷰에서 "주민들로부터 다양한 대체 도로명 의견이 들어오고 있다"며 '트럼프로'의 새로운 명칭 후보로 '타코로', '오바마로', '펠로시로', '캐나다로' 등이 제안됐다고 밝혔다. 타코는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Trump Always Chickens Out)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번복을 비판하는 표현이다.

시의회가 도로명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지만, 실제 변경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도로명을 바꾸려면 해당 거리에 거주하는 기구 절반 이상의 동의를 얻은 뒤 공청회 등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티어니 의원은 '트럼프로' 명칭 변경 절차가 10월 말 지방선거 이후에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