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난방·예산부족' EU 통합외교부 실험 끝…기능 통폐합

백소희 기자
2026.09.03 17:30
(베를린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 13일(현지시간)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독일 베를린에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6.01.1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베를린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유럽연합(EU)이 외교 담당 조직인 유럽대외관계청(EEAS)의 기능을 나눠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EC) 산하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EEAS는 2010년 12월 회원국들간의 이해충돌을 조율하고 한 목소리로 국제 사회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벨기에 브뤼셀 본부와 전 세계 공관에 걸쳐 약 5000명의 인력을 둔 거대 관료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곳을 이끄는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흔히 '유럽의 외교장관'으로 불린다. 그러나 EEAS는 역할과 유지비 등에서 도전을 받아 왔다.

우선 외교 무대가 무역·원조뿐만 아니라 디지털 규제·첨단기술 등으로 확대되면서 집행위 권한과 손발이 맞아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EU는 우크라이나와 이란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외교와 통상, 개발원조, 이민, 제재 정책이 여러 EU 조직에 나뉘어 있어 위기 대응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나왔다.

EU가 다년간 회원국들의 긴축 재정 압박에 시달린 측면도 있다. EEAS는 연간 약 10억유로(약 1조 57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집행한다. EU는 기능 통폐합 이후 외교 정책의 일관성이 향상되고 중복 업무가 줄어들어 대외 정책 지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EU 대변인은 "EU의 대외 활동을 개혁하고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브뤼셀(벨기에)=AP/뉴시스]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9일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U는 우크라이나에 2년에 걸쳐 900억 유로(157조5441억원)를 대출하는 지원 계획에 따라 25일 1차로 30억 유로(약 5조2517억원)를 지급했다고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총리가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 회의 개막식에서 발표했다. 2026.06.25. /사진=유세진

EEAS를 통째로 집행위에 통합하기보다는 기존 기능을 여러 부서로 나누는 방안이 주로 논의되고 있다. 이번 계획은 오는 10월 열리는 EU 정상회의 전에 구체화될 전망이다. 최종안은 오는 12월 마련될 2028~2034년 EU 예산안에 포함될 수 있다. 집행위 사무총국과 법률 및 예산 부서 관계자 등이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프랑스와 독일의 주도로 추진됐다. 프랑스의 한 매체에서 EU 외교 정책 재편 방안이 처음 보도된 후 지난 7월에는 프랑스와 독일은 EU 차원의 논의를 촉구하는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지난달에도 프랑스와 독일 공동 성명을 내고 "EEAS의 서비스를 유럽 위원회 조직에 상당 부분 통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EEAS를 이끌고 있는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외교권이 집행위로 대거 넘어갈 경우 중소 회원국들의 목소리가 축소될 것을 우려하면서 개편에 제동을 걸고 있다. 대안으로 칼라스 대표에게 집행위의 외교 관계 감독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한다. 칼라스 대표는 "현재의 제도적 체제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존재하므로 체제를 바꿀 것이 아니라 더 잘 실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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