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협상 대표단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만났다.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 종전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 측은 이번 회담이 미국의 요청으로 열렸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이란의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22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에게 회동을 제안했고, 아라그치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관련 이란의 조건을 미국 측에 전달하기 위해 이를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IRIB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위트코프 특사에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이란의 조건으로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즉각 해제, 동결된 이란 자산 즉각 반환, 모든 저항 전선에서의 전쟁 종식 등을 제시했다고 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뉴욕 유엔본부에서 3시간가량 회담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미국과 이란 대표단 간 회담 사실을 알리며 "매우 생산적이었다. 가까운 시일 내 또 다른 회담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란과의 회담이 "아주 좋았다"고 재차 강조하며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지켜보겠다. 분명한 것은 합의하는 것이 이란 측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회담에는 위트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했고, 이란 대표단에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아라그치 장관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을 향한 최후통첩을 날렸다. 그는 이란과의 전쟁으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았다고 주장하며 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이란을 산산조각 낼 수 있다"며 이란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이란군 참모부, 이란 혁명수비대(IRGC) 중앙사령부는 공동 성명을 통해 "미국이 근거 없는 주장과 위협을 반복하며 전략적 절박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란 군부는 성명에서 "미국은 이란에 대한 반복적인 공격 행위와 해상 약탈에서 잇따라 실패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세계 경제를 인질로 삼고 있다"며 "미국 대통령의 말뿐인 위협은 힘의 역학에 어떠한 변화도 가져오지 못한다. 새로운 세계 질서에서 미국의 추락한 위상과 이란 및 저항 전선과의 전쟁에서 미국이 겪은 굴욕적인 패배를 결코 만회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군은 침략자들과 미국 및 이스라엘 정권의 수뇌부에 더욱 강력하고 파괴적이며 예측할 수 없는 타격을 가할 완전한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미국·이스라엘 공격에 군사적 보복으로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