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이 24일(현지시간) 종료됐다. 백악관은 아직 구체적인 회담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과 만나 "매우 좋은 회담을 했다"고 말했다.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시 주석은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7분 백악관에 도착해 정상회담을 한 뒤 낮 1시29분 백악관을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이날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가 탄 승용차가 백악관 남쪽 현관에 도착했을 때 직접 맞았다. 두 정상은 백악관 중앙 로비에서 각각 연설을 한 뒤 선물을 교환하고 발코니에서 진행된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미중 정상이 마주 앉은 건 지난 5월 중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따른 회담 이후 넉달여 만이다. 시 주석은 2023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적이 있지만 국빈 자격으로 수도 워싱턴을 찾은 건 2015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후 11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진행된 정상회담은 시작 초반 사진기자의 촬영만 허용되고 나머지 회담 내용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다. 두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백악관 남쪽 잔디밭을 산책하고 최근 완공된 헬기 이착륙장를 둘러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헬리이착률장에 착륙해 있던 미 대통령 전용헬기(마린원) 안으로 시 주석을 안내하기도 했다.
취재진이 두 정상에게 대만, 인공지능(AI), 수감 중인 반중(反中) 언론인 석방 여부 등에 대해 논의했는지 질문했지만 모두 답하지 않았다고 백악관 풀기자단이 전했다.
시 주석이 일정을 마무리한 뒤 승용차에 올라 백악관을 떠날 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배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 거듭 "매우 좋은 회담이었다"고 밝혔다.
중국매체 중국신문망은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하기를 바란다"며 "국가 통일과 영토 완전성을 지키려는 중국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환영식 연설에서 "2016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시 주석과 상호 존중에 기반해 진정으로 위대한 우정을 쌓아왔다"며 시 주석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강조했다. 또 "독일, 아르헨티나, 일본, 한국, 베이징, 플로리다 팜비치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며 "시 주석과 나는 양국이 직면한 문제들에 협력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에서 안보와 기술, 그리고 '슈퍼지능(SI·트럼프 대통령이 AI를 대체해 쓰는 표현)'과 관련된 시급한 현안을 다룰 것"이라며 "오늘 우리가 이 분야에서 내리는 결정은 수십 년에 걸쳐 평화와 번영을 촉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동의 이익에 집중하면 이룰 수 있는 것이 많다"고도 말했다.
시 주석은 국가간 이해관계와 공존의 규칙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양국의 이익은 깊이 얽혀 있고 갈등과 대립을 피해야 한다"며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흥 강국이 급부상할 때 기존 패권국이 위협을 느껴 결국 전쟁이나 극단적 충돌로 치닫게 되는 구조적 위험을 피하자는 취지다. 미국의 일방적인 압박과 봉쇄 기조를 우회적으로 견제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또 "양국이 서로 선을 넘지 않는 '안정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중국은 문을 활짝 열고 투자하려는 미국 기업들을 환영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공정하게 대우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AI 이슈에 대해서도 "AI은 언제나 인간의 통제하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백악관 방문은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이날 공식 환영식에는 479명의 미군 병력과 4개 군악대가 동원됐으며, 양국 국기가 도열한 가운데 상공에서는 B-2 스텔스 폭격기의 축하 비행이 펼쳐졌다. 환영식장에는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등 미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대거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