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군사적 충돌 지속
후티는 사우디 정유시설 공격
물가 우려, 금리인상 가능성↑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다시 넘으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이란을 둘러싼 중동전쟁이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홍해와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시설로 확대된 여파다. 유가상승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주요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글로벌 증시도 압박을 받는 모양새다.
CNBC 등에 따르면 9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은 한국시간 9일 오후 4시20분쯤 전장 대비 2% 이상 오른 배럴당 100.01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브렌트유 선물이 100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 7월24일 이후 처음이다. 전날인 8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는 1.9% 오른 93.03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지역의 불안감 확대가 유가를 끌어올렸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반군이 전날(8일)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아브하, 나즈란, 지잔 등 주요 에너지 정유시설을 공격하면서 이란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홍해 해상 에너지 공급망까지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호르무즈해협에서도 미국과 이란의 군사충돌이 이어졌다. 미군은 8일 이란의 미군 함정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 유조선 5척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군의 공격무기가 이란의 유조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을 향해 내리꽂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공개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에 대응해 요르단 알아즈라크 등에 있는 미군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IRGC 해군은 이날 호르무즈해협에서 미군의 최신형 무인잠수정(수중드론)을 나포했다고도 주장했다.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수송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이미 커진 상황에서 홍해와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위험해지면서 해외 주요 IB(투자은행)들은 유가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원유공급을 제한하는 군사적 충돌이 연말까지 계속되면 브렌트유가 배럴당 95~120달러에서 거래될 수 있고, 주요 에너지 인프라가 훼손되는 광범위한 충돌로 번지면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가 들썩이면서 각국의 물가 불안감도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금리선물시장에선 이달 16일에 열리는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확률을 이날 60.4%로 반영했다.
유가가 오른 영향으로 8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약세를 보였다. '고유가→인플레이션→고금리 장기화→기업비용·밸류에이션 부담'이라는 악순환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시장은 10일과 11일 잇따라 발표되는 미국의 8월 PPI(생산자물가지수)와 CPI(소비자물가지수)를 금리인상 여부를 가를 핵심지표로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