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분야의 성장 둔화 우려에도 메타 플랫폼스의 최신 AI 모델인 뮤즈가 돌풍을 일으키며 관련 수혜주들이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AI 속도조절론'으로 안전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오히려 컴퓨팅 수요를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반도체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가장 주목받은 업종은 기술주였다. 특히 메타 플랫폼이 신규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흥행 기대감으로 한 주간 약 13% 가량 급등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달 초 메타가 출시한 '뮤즈 AI 에이전트'가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 1위에 오른 영향이 컸던 걸로 분석된다. 메타 신규 AI 에이전트의 초반 성공 신호는 에이전트형 AI를 구동하는 데 필수적인 중앙처리장치(CPU)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지난 21일(현지시간)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의 주가는 약 10% 급등,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하며 장을 마쳤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메타는 AMD 매출의 약 5.5%를 차지하는 두 번째로 큰 고객사다. 이번 상승으로 AMD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브로드컴, TSMC, 엔비디아에 이어 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을 기록한 반도체 기업 반열에 합류했다. 이밖에 인텔, 암 홀딩스 등도 덩달아 상승 랠리에 합류했다.
이 같은 상승은 AI 기술이 발생시킬 수 있는 부작용이나 위험을 막기 위해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우려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앞서 AI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까지 발전,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대두됨에 따라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빅테크 수장들 사이에서 나왔다. 이는 가파르게 성장하던 AI 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 슈퍼사이클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변수로 떠올랐다.
반면 월가에서는 이와 상반된 분석이 발표되면서 AI 속도조절론을 비롯해 종말론(AI가 인류를 파괴할 것)과 관련한 우려를 잠재웠다. 첨단 AI 시스템의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는 훨씬 더 막대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할 것이며, 이러한 발전은 AI 하드웨어 수요를 더욱 자극할 것이란 분석이다. 씨티 리서치는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통해 "개발사들은 AI 안전 관련 프로세스 자체가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소모한다고 밝혔다"고 분석했다. 엄격한 안전 규제가 인프라 지출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와 대비되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제프리스의 재키 허 애널리스트는 투자 메모에서 "AI 에이전트가 소비자들에게 더 광범위하게 도입됨에 따라 더 높은 수준의 추론과 프로세스 조율, 인프라 부하 처리 과정에서 서버용 CPU 수요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