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Muse)'가 출시 2주도 안돼 280만회 넘게 다운로드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질문에 답하거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기존 챗봇을 넘어 이메일 정리에서 여행 예약, 쇼핑과 결제까지 일상 업무를 대신하는 개인 AI 비서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뮤즈는 지난 8일 출시 후 첫 12일 동안 280만회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챗GTP의 초기 확산 속도를 앞지르는 수준이다. 또 뮤즈는 별도 앱을 깔지 않아도 메타의 왓츠앱을 통해 바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이용자 규모는 다운로드 수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앱스토어 평점은 5점 만점에 4.9점에 달할 정도로 이용자 만족도가 높다. 현재 뮤즈는 미국과 캐나다 내 만 18세 이상 이용자에 한해 제공된다. 기본 기능은 무료이며 더 많은 사용량을 원하는 이용자는 월 20달러와 월 100달러의 유료 요금제 중 선택할 수 있다.
뮤즈는 이용자를 대신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용자가 명령을 내리면 직접 브라우저를 열어 양식을 작성하고 이메일을 보내거나 여행을 예약하고 구매와 결제도 수행한다. 이용자의 과거 대화 기록과 취향, 생활 패턴 등 개별적인 맥락을 학습해 활용하는 능력도 갖췄다.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 인스타그램 등 메타의 소셜 인프라는 물론 지메일, 애플·구글 캘린더, 식당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 등 외부 서비스와도 연동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만약 이용자가 뮤즈에 "다음 달 뉴욕 여행을 갈 건데 항공권과 호텔을 알아봐줘"라고 명령하면 뮤즈가 웹상에서 이와 관련한 모든 과정을 처리한다. 먼저 이용자의 캘린더를 참조해 여행 일정을 잡고 과거 대화 패턴을 분석해 선호하는 항공사 및 숙소 취향을 파악한다. 이용자가 앱을 닫아도 가상 브라우저를 띄워 주요 예약 사이트를 직접 방문해 실시간 조건과 가격을 비교한다. 조건에 부합하는 최저가 옵션을 찾으면 알림을 띄우고 이용자가 승인 버튼을 누르면 뮤즈가 최종 예약과 결제를 진행한다.
한 레딧 이용자는 "뮤즈를 통해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 요리 강좌에 등록했다"면서 "2000년대식 구린 웹사이트에 들어가는 것조차 꺼려졌는데 로그인 정보만 입력했더니 5분 만에 해결됐다"고 후기를 남겼다.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선보인 에이전트 기술은 대부분 개발자나 특정 전문가를 위한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며 "하지만 메타의 뮤즈를 필두로 AI 에이전트가 일반 대중에게 광범위하게 채택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독자들의 PICK!

메타는 뮤즈가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계정 정보를 다루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보안 가상 머신(Secure VM)'을 구축했다. 뮤즈가 일반적인 인터넷 환경이 아니라 이용자마다 별도로 마련된 클라우드상의 가상 컴퓨터에서 웹 탐색과 각종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것이다.
이용자 비밀번호나 결제 정보도 뮤즈가 직접 볼 수 없도록 별도의 보안 저장 공간에 보관한다. 뮤즈는 저장된 인증 정보를 이용해 웹사이트에 로그인할 수 있지만, 실제 비밀번호나 결제 수단의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다는 게 메타의 설명이다. 이메일 발송이나 구매처럼 민감한 작업을 할 때는 이용자에게 승인을 요구하고 뮤즈가 수행했거나 수행하려는 모든 작업도 기록으로 보여준다.
이용자는 뮤즈가 연결할 서비스와 접근 권한도 직접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메일에 대해서는 메일을 읽기만 하도록 할지, 대신 답장을 보내도록 허용할지 선택할 수 있으며 언제든 권한을 바꾸거나 연결을 끊을 수 있다. 메타는 뮤즈의 대화와 가상 머신 안의 데이터를 자사 광고 시스템과 공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월가는 뮤즈의 성공적인 데뷔를 메타의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가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JP모간은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뮤즈가 챗GPT 이후 가장 널리 사용되는 소비자용 AI 앱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초기 흥행 요인으로는 제품과 시장의 적합성, 메타의 광범위한 유통망, 무료 이용으로 이용자의 진입과 반복 사용 장벽이 낮다는 점을 꼽았다.
제프리스는 뮤즈가 2027년 말까지 10억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이 가운데 최소 3%가 유료 서비스로 전환할 경우 연간 환산 매출이 108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제프리스는 이 같은 전망을 반영해 메타의 목표주가를 875달러로 상향했다.
긍정적 반응 속에 뮤즈 출시 후 메타 주가는 22일(종가 736.59달러)까지 19% 넘게 뛰었다. AI 투자 열풍의 수혜를 받고 있는 반도체주도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뮤즈 같은 AI 에이전트가 보편화할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증권 및 보험 중개업체와 여행 대행업체 등의 주가는 급락했다.
에버코어ISI의 마크 마헤이니 연구진은 보고서를 통해 "뮤즈는 메타의 대규모 AI 투자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구체적 사례"라며 "향후 이용자 참여도를 크게 끌어올리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며 광고·구독뿐 아니라 거래 수익 배분 등 다각도로 새로운 수익화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