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석유 수출 80% 회복…호르무즈 해협 이란 장악력 약화했나

백소희 기자
2026.09.29 17:04

[미국-이란 전쟁] "이란, 무력 도발 나설 가능성"

(무산담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항해하는 선박들. 오만 무산담에서 촬영, 2026년 7월 12일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무산담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장악력이 약화되면서 걸프만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량은 전쟁 이전의 80%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만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당 약 1300만 배럴까지 증가했다. 이는 전쟁 이전의 80%에 근접한 수준이다. 선박 추적 업체 후악스(Huax)에 따르면 지난 2월 걸프만 국가들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약 1900만 배럴에 달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한 이란의 위협이 약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미 해군과 걸프만 산유국들이 이란의 공격을 막거나 우회하는 능력은 향상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를 사막을 가로질러 홍해로 수송하고 UAE는 오만만 푸자이라항으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이용한다. 호르무즈 해협 내 수출 터미널에서 원유를 선적해 해협을 통과한 뒤 오만 해안에서 다른 선박으로 옮겨 싣고 전 세계 시장에 유통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우회로다.

이란에 가해지는 미국 압박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7월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를 재개했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이란산 선박을 차단했다. 새로 선적된 원유는 미국이 걸프만 입구에 설치한 봉쇄선에 갇혀 있다. 트럭으로 운송할 수 있는 원유량이 하루 최대 4만 배럴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쟁 이전 수출량인 약 200만 배럴에 비하면 극히 적은 양이다. 봉쇄 구역 밖 선박에 이미 실려 있는 이란산 원유 물량은 9월 초 2900만 배럴에서 약 1500만 배럴로 감소했다. 이 물량은 대부분 중국으로 향하는데 오는 10월 중순께 소진될 것으로 케이플러(Kpler)는 예측했다.

이란이 협상 지렛대로 삼아온 호르무즈 해협 장악력이 약해지면서, 군사적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리처드 브론즈 에너지 전문 분석업체 에너지 애스펙츠 지정학 책임자는 "이란 지도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느낀다면 분쟁을 확대할 다른 방법을 모색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걸프만 산유국들의 정유시설, 송유관, 항만이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이란은 경제적 압박이 커지자 예멘의 후티 반군을 통해 홍해 지역으로 전선을 확대했다. 후티 반군은 예멘의 홍해 연안을 점령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송유관을 타격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는 손상된 동서 송유관을 복구해, 걸프만산 원유를 송유관으로 홍해까지 보내 유조선에 선적하는 작업을 재개했다. 다만 홍해 해상 운송이 후티 반군의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일부 물량은 다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거나, 자국 내 정유시설에 비축하기로 결정했다.

중동 원유 수출이 상당 부분 회복됐지만 이같은 흐름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마드 후세인 캐피털 이코노믹스 수석 경제학자는 "분쟁이 확실히 종식되지 않는 한 유가는 여전히 오를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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